평양에 외제 전문점.신형택시.선불카드 등장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북한 수도 평양에 외제 상품 전문점과 외화 선불카드 등 부유층을 위한 상품이 등장했다고 교도통신이 3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지난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평양을 방문한 교도통신 기자는 올해 평양 중심부에 문을 연 외국 상품 전문점에서 이탈리아제 넥타이와 구두, 화장품, 손목시계 등을 파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화장품 코너에서는 부유층으로 보이는 일가족이 상품을 고르고 있었지만, 고가의 스위스제 시계 판매코너에는 인적이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고급 제품은 지난해부터 호텔 안에 있는 가게에서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며 사치품 대북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경제제재에 구멍이 뚫렸다고 적었다.
또 수입 제품을 취급하는 별도의 가게에서는 손님과 점원이 최근 도입된 외화용 선불카드를 두고 입씨름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선불카드는 달러나 유로가 있으면 누구든 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지만, 암시장 환율보다 불리해 어느 정도 보급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평양역 앞이나 상점가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신형 택시가 늘었는데, 중국에서 제조한 서구 메이커의 세단이 많았고, 고령자를 동반한 가족 등이 택시를 이용하는 걸 목격했다고 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지난해 말 평양역 앞에 문을 연 '총련 식당'에선 북한 돈 수백원에 불고기 덮밥이나 카레우동 등을 팔고 있었는데, 점심때 약 130석의 가게 안은 손님들로 거의 만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전거도 늘었고, 시내 이곳저곳에는 자전거 달린 짐수레를 이용해 빵이나 음료수를 파는 노점도 출현했다.
한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가운데 대낮에 길에 주저앉아 잡화나 담배를 파는 이들도 있어 평양 안에서도 빈부격차가 확대된다는 걸 엿볼 수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력 사정은 여전히 심각해보였지만, 휴대전화가 급속히 보급돼 카메라 기능이 포함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북한 당국자는 "올해 안에 100만대를 넘어설 기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의 휴대전화에는 국제전화 기능이 없었고, 인터넷도 국내용 인트라넷만 이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북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집트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미국에 배신당했다. 우리나라는 (체제를 흔드는) 사상 침투를 경계하고 있다"며 중동에서 잇따르는 반체제 데모는 북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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