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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안윤석 대기자]

최근 북한의 외화 환율이 폭등하면서 물가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생존수단인 장마당 경기마저 얼어붙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장사하는 평양의 화교 류 모씨는 "북한의 외화환율이 최근 들어 미화 100달러당 최고 34만원을 넘어 2009년 11월 화폐개혁 직전의 암시장 환율 37~38만원에 근접하면서 물가가 폭등해 장마당 경기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다.

류 씨는 "북한의 급속한 환율상승으로 북한 돈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점점 깊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북한 화폐 불신풍조는 환율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는 악순환으로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화폐개혁 이전 혼란기의 환율로 돌아가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류 씨는 "북한 내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생필품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환율상승은 고스란히 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물가 상승은 서민경제를 지탱하는 장마당 경기를 침체시켜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소비계층 모두가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류 씨는 또 "한번 중국에 나올 때마다 미화로 2만 달러 정도의 물건을 구입해 가지만, 이번에는 1만 달러 어치만 물건을 들여갈 생각"이라며 "환율이 너무 올라 외화를 바꾸기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류 씨는 "장마당에서 거래할 때 장사꾼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공산품들을 미 달러나 중국 인민폐가 아니면 아예 팔지 않으려 하고 그나마 북한 화폐로 살 수 있는 것은 남새(채소) 등 일부 식료품에 불과할 정도로 조선 돈은 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주장했다.

지난 달 평양방문에서 돌아온 조선족 노 모 씨도 "굳이 외화 상점이 아니더라도 평양 등 대도시의 큰 국영 상점에서조차 외화가 아니면 팔지 않는 물건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노 씨는 또 "북한 대도시의 웬만한 식당에서도 외화가 아니면 식사를 할 수 없었다"면서 "이런 현상은 국가가 앞장서서 조선 화폐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화교들로 구성된 보따리 장사꾼들이 가장 활발하게 찾는 중국 선양의 우아이(五愛) 도매시장에서 의류와 신발 도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조선족 조 모 씨는 "설 대목을 앞두고 북한 보따리 장사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너무 한산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엔 화폐개혁의 후과 때문에 그랬다고 해도 금년에는 설 대목을 앞두고 이처럼 북한 손님이 줄어든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단동에서 북한과 소규모 무역을 하고 있는 화교 장 모 씨도 "북한에서는 환율이 오르면 장사꾼들이 물건을 아예 장마당에 내놓지 않거나 외화가 아니면 물건을 팔지 않기 때문에 장마당 경기가 움츠러들고 있으며, 오는 2·16 김정일 위원장 생일 명절이 지나고 3월 초순이 지나야 장마당이 조금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s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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