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北후계> 권력판도 어떻게 바뀔까②(끝)

2009. 12. 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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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중심축으로 `장성택 라인' 부상 예상인민보안성.보위부도 힘 실릴듯후계구도 논리개발.선전은 `노동당 몫'(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만드는 `3대 세습 권력승계' 작업은 내년 2년차를 맞아 기존 권력구도를 굳히는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김 위원장의 매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다. 김 위원장에게 삼남 정은을 후계자로 천거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인 만큼 권력승계의 추동력은 주로 그에게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작 26세에 정치 및 정무 경험과 기반이 일천한 김정은으로서는 든든한 `정치적 버팀목'이 필요할 테고,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믿을 수 있는 `아들의 후견인'으로 장성택한테 기댈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장성택한테 힘이 쏠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박명철 국방위 참사, 최룡해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같은 세칭 '장성택 라인'의 전진배치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장성택이 김정은 후계구도의 구심점이라면 국방위원회는 `친위세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제12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의 국정전반을 책임지는 최고 기구로 자리잡은 국방위가 내년에는 조직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과정이 후계구도 구축과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 후계구도라는 의제 방향에 맞춰 북한의 국정운영 키를 국방위가 쥐게 될 것"이라며 "국방위는 앞으로 덩치를 불리고 다양한 분야를 관장하는 조직을 갖춤으로써 북한의 국정 전반을 끌고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런가 하면 후계구도의 내실화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관이 우리의 경찰격인 인민보안성과 국가정보원격인 국가안전보위부이다.

특히 이들 두 기관은 노동당의 공안기관 담당인 장성택 행정부장의 지도를 받는다는 점에서 힘이 세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김정일 위원장은 11월 말 인민보안성 본부를 직접 시찰하고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발언까지 하며 힘을 실어줬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경찰청장 격인 주상성 국방위원 겸 인민보안상은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힌다.

보위부쪽에서는 우동측 수석부부장이 주목 대상인데, 그는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과거 보위부는 국방위에 발을 붙이지 못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북한 당국이 얼마나 보위부를 중시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우동측 수석부부장은 최고인민회의가 소집된 4월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앞에서 후계구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충성맹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이 후계자에 내정된 이후 보위부가 주민통제에 본격 착수한 것도 일맥상통하는 움직임이다.

대북 소식통은 "반탐(대간첩)기구인 보위부가 김정은 후계구도와 관련해 주민 동향 감시를 최우선 업무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주민들 사이에 오가는 얘기를 염탐하거나 유언비어 유포자를 검거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주민 감시가 이렇게 강화되면서 김정은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다가 보위부에 끌려가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면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북송 재일교포 출신인 점을 비꼬아 `째포(북송재일교포를 뜻하는 속어)의 아들'이라고 비하하거나, `나이도 어린데 여러 개의 대학을 나왔다고 선전하니 웃긴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는 것이 북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한은 이런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사회통제와 함께 우상화 선전.선동과 주민 학습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공안기관을 동원해 강압적으로 후계구도를 다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김정은 우상화를 통해 권력 세습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대민 선전선동이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우상화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시 단골 수행자인 노동당의 김기남 역사.선전 담당 비서가 중심이 돼 논리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지난 9월 보도한 북한의 '주민 교양자료'에 따르면 이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천재적 영지와 지략을 지닌 군사의 영재' 또는 `현대 군사과학과 기술에 정통한 천재' 등으로 김정은 우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우상화 논리를 더 치밀하게 개발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만경대 가문', `백두 혈통' 등을 강조하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혁명역사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우상화와 선전.선동의 실행에는 북한 사회의 기층까지 조직망을 구축해 놓고 있는 노동당이 앞장설 것이 확실시된다.

평화문제연구소의 장용석 연구실장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구도는 노동당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데 비해 김정은 후계구도는 국방위원회를 축으로 삼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치적 논리를 주입시키는 선전.선동사업에는 각계 각층의 당원을 확보하고 있는 노동당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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