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전 납북된 아버지를 돌려주세요"..49살 아들의 호소

2016. 6. 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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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항공기 납북 황원씨 유가족, 송환 재촉구..반기문 총장에 지원 호소

1969년 항공기 납북 황원씨 유가족, 송환 재촉구…반기문 총장에 지원 호소

(파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47년 전 아버지와 함께 북한에 납치됐던 승객 중 일부가 이 다리를 통해 남으로 돌아왔지만 아버지는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계십니다."

17일 오전 11시 30분께 황인철(49)씨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 위에서 아버지의 송환을 호소했다.

황씨와 가족들, 탈북자 지원 단체 TNKR(Teach for North Korean Refugees) 회원 등 10여 명이 47년 전 납북된 황씨의 아버지 황원(당시 32세)씨의 송환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다.

1969년 12월 11일, 당시 MBC PD로 일하던 황원씨는 출장차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소속 YS-11 항공기에 올랐다.

항공기는 이륙 25분 만에 대관령 상공에서 고정간첩 조창희(당시 42세)에 의해 북으로 납치됐다. 황씨 등 승객과 승무원 50여 명은 순식간에 납북자 신세가 됐다.

북한은 이 사건으로 정치적 흥정을 하려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듬해 2월, 50명 중 39명을 판문점을 통해 귀환시켰다. 하지만 황원씨는 귀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아들 황인철씨는 "당시 돌아온 다른 승객에게 물어보니 아버지는 납북됐을 때도 당당히 북한 정권에 항의했고, 세뇌 사상 교육을 받을 때도 북한 체제의 모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다 끌려가실 정도로 기개가 있으셨다"고 전했다.

황원씨는 이후 1970년 1월 '가고파' 노래를 부르다 북측에 적발돼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갔다고 했다. 그해 2월 송환된 승객들조차 황원씨의 행적을 알지 못했다.

황인철씨는 "2010년 6월에는 유엔 산하 실무그룹을 통해 북한에 부친의 생사 확인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2012년 이들(KAL기 납치피해자)은 강제실종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런 (미귀환) 사례는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음모이며 황원씨의 생사는 확인불가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이 흐르고 정부의 무관심으로 아버지는 잊혀지고 있다"며 "어린 자녀를 두고 북한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를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황씨는 이날 "국제협약에 따라 아직 돌아오지 못한 KAL기 납북자 11명은 돌아와야 된다"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호소하는 편지도 낭독했다.

황씨는 기자회견 내내 사진 한장을 쥐고 있었다. 납치되기 전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웃고 있는 황원씨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사진속 2살 꼬마였던 황인철씨는 어느덧 헤어지기 전 아버지보다 늙어버렸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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