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에 간 한국인 원폭피해자들 "오바마, 우리도 기억하라"
오바마 오는 날 히로시마 한국인위령비 앞에서 호소
"우리들의 전쟁은 태어나는 날부터 시작됐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원폭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면 세계의 평화는 없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에게도 사죄해야 합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일인 27일 오전 히로시마평화공원내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등 한국인 원폭피해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명의 히로시마 방문단은 평화공원내 한국인 위령비에 헌화한 뒤 한일 취재진 수십명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의 일본 방문이 일본의 피해만 부각하고 식민지 억압과 피폭이라는 이중의 희생을 당한 한국인 피폭자들의 존재는 여전히 무관심의 그늘 아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은 뇌성마비를 가진 아들(34세)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눈물로 호소했다.
피폭 2세인 한 회장은 "전쟁은 그때(1945년 8월) 끝나지 않았다"며 "저희는 태어나는 날로부터 전쟁을 시작했다"며 "대물림되는 이 잔인한 모습을 여러분은 기억해달라. 오바마 대통령도 이 모습을 보고 사죄와 배상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못하지만 이렇게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핵 피해자가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저희는 죽을 때까지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한 인정, 조사, 사죄, 배상을 요구한다'는 제목으로 쓴 서한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오바마에게 보내는 이 서한문에는 "우리는 귀하가 히로시마를 방문하면 먼저 아무런 죄도 없이 일본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인한 강제 징용과 피폭으로 죽어간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찾아 사죄하라"고 적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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