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최상류층 1%.. '평해튼'서 호화생활"
북한 주민의 1%에 해당하는 상류층은 미국 뉴욕 맨해튼과 비슷한 '평해튼(Pyonghattan·평양+맨해튼)'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현지 시각) 평양발로 보도했다. 근로자 한 달 공식 월급이 10달러(약 1만1700원)도 안 되는 나라에서 외국 브랜드 옷을 입고, 쌍꺼풀이나 코높이 성형수술을 하면서 카푸치노와 외국 식료품을 즐기는 '특권층'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주체탑 근처 독일식 레스토랑은 구운 감자와 같이 나오는 프라임 스테이크를 48달러(약 5만6000원)에 팔고 있다"며 "려명단지에는 스시바와 바비큐 식당이 많았는데, 주민들이 무리 지어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고 했다. 이곳의 한 여종업원은 워싱턴포스트 취재진에 1인분에 50달러(약 5만9000원) 하는 쇠고기를 소주와 함께 추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치'가 가능한 것은 지난 수년간 상인들을 중심으로 신흥 부유층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돈주(돈의 주인)'로 불리는 이들은 15년 전 시장경제로 가기 위한 잠정적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처음 생겨났으며, 김정은 체제하에서 급속하게 성장했다. 돈주는 정부 부처나 군부 기관의 공식 직함을 갖고 해외에서 국영기업을 운영하거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고, 평면 TV와 아파트 등도 거래한다.
탈북 전까지만 해도 평양에서 이런 삶을 누렸다는 이서현(24·여)씨는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에서는 옷을 보수적으로 입기 때문에 (여성들은) 헬스클럽 같은 곳에 가 몸매 자랑하는 걸 좋아한다"며 "여성들은 레깅스와 꼭 끼는 타이트 톱을 즐겨 입는다"고 했다.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엘르이고, 남자들은 아디다스와 나이키를 선호한다. 유니클로, 자라, H&M 같은 브랜드도 들어와 있다.
평양의 한 외국인은 "(이들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만 안 달면 남한 사람처럼 보인다"며 "1% 상류층은 한 끼에 10~15유로(약 1만3000~2만원)씩 하는 식사와 9달러(약 1만원)짜리 아이스 모카를 즐긴다"고 했다. 아직은 벌이가 시원치 않지만 택시 회사 5~6곳이 영업하고 있고,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시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신문은 "여성들이 리설주를 보면서 좀 더 밝고 유행을 타는 옷차림을 하고 있다"며 "북한에서는 이제 더 이상 가난을 공평하게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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