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대한민국' 호칭 쓴 북 TV 하루 만에 '남조선 괴뢰' 표현 재등장

정환보 기자 2015. 8. 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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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2일 남북 고위급접촉 소식을 보도하면서 8년여 만에 남한을 ‘대한민국’이라는 공식 국호로 언급했다. ‘긴장 완화’에 의지가 있다는 뜻을 내보인 것이지만 하루 만에 다시 ‘괴뢰’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4시38분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황병서 동지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가 22일 오후 조성된 현 사태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관진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판문점에서 긴급 접촉을 가지게 된다”고 타전했다. 이례적으로 남측이 고위급접촉을 공식 발표한 지 1시간 만에 빠르게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2000년 남북 국방장관회담 합의, 2006년 남북 군사실무회담 합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합의서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엔 ‘남조선 괴뢰’라는 호칭을 썼다.

갑작스레 공식 국가 명칭을 쓴 것은 북한이 이번 접촉을 ‘국가 대 국가’의 만남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그만큼 대화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황 총정치국장과 김 비서 직책을 일일이 나열해 ‘최고위급 인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남조선 괴뢰’라는 표현이 재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반공화국 정치군사적 도발로 나라의 정세가 전쟁 접경에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에서도 군복 차림의 기자가 등장해 “(공장 노동자들이) 전투동원태세를 갖추고 남조선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무분별한 전쟁도발 책동을 단호히 짓부술 결사항전의 의지와 치솟는 적개심으로 가슴을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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