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은 왜 하필 쟈니윤을 선택했을까?

피용익 2014. 8. 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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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인연..보은인사 논란 불가피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코미디언 쟈니윤(본명 윤종승) 씨가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지난 6일 전해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관광 분야에 문외한인 그가 홍보대사도 아닌 감사직을 맡는 것은 '코미디'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앞서 관광공사는 지난 4월 신임 감사 공고를 내고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쟈니윤의 감사 임명은 관광공사 비상임이사와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고른 3명의 후보자 가운데 적임자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종 결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러나 이는 형식일 뿐 실제로는 청와대의 입김에 따라 결정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논란을 예상 못했을 리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쟈니윤을 관광공사 감사로 발탁기까지는 상당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이 쟈니윤 인사를 둘러싼 갈등 끝에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해임했다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소문의 줄거리는 이렇다.

박 대통령이 자니윤을 관광공사 감사에 내정하려고 하자 유 전 장관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유 전 장관은 그대신 쟈니윤을 관광공사 고문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감사에 준하는 예우를 갖추기 위해 '기사 딸린 차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로써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지만 관광공사의 내부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고문에게 운전기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공사 측이 맞섰다. 자니윤은 이러한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읍소했고, 박 대통령이 유 전 장관을 해임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를 이 같은 소문과 더불어 지난해 6월 쟈니윤이 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당시 청와대는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신임 사장 공모 때 유력한 후보로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하필 쟈니윤인가?

박 대통령과 쟈니윤의 인연은 지난 2007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선 교민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미주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당시 17대 대통령선거 한나라당 경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교민들의 성원에 크게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후원회장을 맡은 인물이 바로 쟈니윤이었다.

쟈니윤은 박 대통령이 경선에서 패배한 후에도 계속해서 지지 활동을 벌이다 지난 2012년 7월 박근혜 대선 캠프 재외국민본부장으로 합류했다. 박 대통령은 오랜 미국 생활을 한 그에게서 재외국민선거에 대한 의견을 듣고 선거 전략에 반영했다.

자니윤이 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된 것을 놓고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두 사람의 이 같은 인연 때문이다.

자니윤은 관광 분야 경력이 없다. 1936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난 그는 1959년 미국 방송 '투나잇 쇼' 출연을 시작으로 미국의 방송·영화계에서 활동했다. 한국에서는 1989년 KBS '자니윤 쇼'를 진행했다.

미국 국적만 갖고 있던 쟈니윤은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한국 국적을 회복해 현재 이중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공사 노조는 "대한민국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쟈니윤의 감사 내정에 반대하고 있다.

관광공사 감사의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연봉은 지난해의 경우 기본급 8311만2000원이다.

피용익 (yonik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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