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국민담화 작성 '통렬한 반성'
세월호 부실 대응 '통렬한 반성'.. 부처 벽 넘어 대책 숙의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세월호 참사에 따른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그동안 많은 의견을 수렴했고 연구 검토한 그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일요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 또 국민이 불안해하는 재난안전 문제 등에 대해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과 내용을 수렴한 것을 바탕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무회의에서는 특히 국가재난안전제도의 체계를 어떻게 정착시킬지에 대해 국무위원 여러분들의 의견과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각한 朴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
◆진지한 난상토론
박 대통령과 각료들은 회의에서 국가재난 안전대책에 대해 시종일관 진지하게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국무위원 전원이 한 명씩 돌아가며 심사숙고했던 내용들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과 안전 대처방안, 공직사회 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짧게는 5분, 길게는 10분 안팎으로 개진했다. 안전 대책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으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해경과 해양수산부 관할 이원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3000개의 '현장조치행동매뉴얼'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을 빚은 부처의 장관들은 스스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기존에 일방적으로 지침을 하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무위원들의 해법을 주로 경청하며 꼼꼼히 메모했다. 자신은 모두·마무리 발언을 통해 필요한 내용만 짧게 언급했다.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2시50분 동안 진행됐고 토론보다는 브레인스토밍에 가까웠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국무위원들이) 안전대책 준비를 해왔고 그것을 많이 말한 것"이라며 "숙제를 해와서 얘기하는 와중에 자기가 말했다고 (다른 사람 말에) 끼어들 수 있나"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이전과 달리 현안 논의가 끝난 뒤 기초연금법 공포안 등 총 89건의 법률공포안을 처리했다. 사고 현장에 있는 국무총리와 해양수산부 장관은 불참했다.
◆대국민담화 작성 돌입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에 제시된 대안을 토대로 대국민담화 메시지 작성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이 재난안전 문제 등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집중 논의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담화는 단순히 대국민 사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개조에 대한 마스터플랜 등 참사 수습 후속 조치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과 국무조정실은 관피아 척결, 공무원 인사시스템 혁신 등 관료사회 개혁안, 국가안전처 설치 등 재난·안전 대응 시스템 개편 및 안전의식 정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수위가 전례없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보호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는데 이번 참사는 국가안전시스템이 실패한 만큼 '그것은 내 책임'이라고 분명히 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화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화는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이 되는 오는 16일을 전후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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