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려.." 국정원 직원 줄줄이 진술 번복

정재호기자 2014. 3. 1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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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트위터 활동에 연루된 심리전단 소속 요원이 연이어 법정에서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을 번복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는 "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리고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라고 읊조리며 검사의 질문과 상관없는 하소연을 쏟아냈다.

1987년 옛 안전기획부에 입사한 뒤 지난해부터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베테랑 요원' 김씨는 검사가 조사 당시 진술을 읽어주자 "(내가) 그렇게 장황하게 얘기했다면 거의 천재다. 나는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일목요연하게 진술할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스스로를 깎아 내렸다. 또 트위터 활동 정황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키 크고 덩치도 큰 팀장(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 와서 우리가 진술을 해야 살 수 있다는 둥 없다는 둥 했다", "새벽에 체포돼 아노미 상태였다"는 등 엄살 섞인 동문서답으로 진술을 회피했다.

전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리전단 3파트 소속의 김모씨도 즉답을 피하며 "내가 원래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말해 방청객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우선 두 직원의 법정 진술과 검찰 조사 당시 진술 중 어느 것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한 뒤 검찰이 제시한 트위터 관련 증거들의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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