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조정관, 경찰·공무원 등 음식 접대하며 국정원 조정관 지자체 정보수집
[한겨레] 자치단체장·공무원 등 만나며
동향 파악·정부정책 의중 떠봐
민변 변호사 "국정원 개혁 필요"
'이재명 성남시장 뒤캐기' 의혹가천대부총장 "국정원서 자료요청"
국가정보원이 야당 자치단체장을 사찰하고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정원 지역 조정관(IO)들이 일상적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을 드나들면서 단체장과 공무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정관은 경찰과 공무원, 기자들을 접대하며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직무 범위를 벗어난 불법적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8일 <한겨레> 취재 결과, 경기도의 한 시를 담당하는 국정원 조정관은 시청을 들락거리며 공무원과 시장을 면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정관은 기자나 공무원 등과 가끔 만나 술값과 밥값을 내며 정보수집을 하기도 했다. 이 시청 관계자는 "한 국정원 조정관은 경찰이나 공무원들에게 월 30만원가량의 활동비를 주며 정보를 수집했다. 시장과 정치적으로 대립관계에 있는 인사와 공무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 단체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단체장의 의중을 떠보는 일도 있다. 경남도 담당 조정관은 지난해 3~4번 홍준표 도지사를 찾아가 지사의 견해를 물어봤다고 한다. 대전 지역을 담당했던 조정관도 염홍철 대전시장을 만나 국내 정세와 국정 관련 의견 등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 조정관이 '위에 시장님 뭐 어필해 드릴 게 없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동향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단체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하고 있지만 '오랜 관행'이란 이름으로 이런 활동이 묵인되고 있다는 게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무차장 박주민 변호사는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은 대공, 대정부 전복,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 등 5가지 이외에는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 때문에 이런 자치단체 출입과 동향 파악은 불법 행위로밖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을 폭로한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은 "국정원 조정관은 우익성향 시민단체가 제기한 저의 석사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해 학위를 준 대학 쪽 동향을 파악하고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있다"고 추가로 밝혔다.
<한겨레>가 이날 입수한 이 시장과 가천대 부총장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부총장은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자기네들이 한번 참고를 하겠다면서 논문을 달라고 했다. 관련 절차가 있어 안 된다고 하자, 나중에라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내가 모르는 걸 (국정원 직원이) 더 잘 알더라. 시민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동향 파악을 하러 온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경기지부는 전날 내놓은 자료를 통해 "국정원 직원이 친분이 있는 가천대 관계자와 한담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온 얘기를 나눈 것이다. 자료(논문)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전국종합,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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