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이버사 신입 요원들, 작년 8~9월 '오늘의 유머' 집단 가입
지난해 7월 신규 채용된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임용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 회원에 집단가입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 등 심리전단 요원들이 댓글을 올린 웹사이트에 무더기 가입, 함께 댓글 작업을 벌였다는 점에서 사이버사령부의 조직적 활동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7일 "지난해 7월1일 임용된 사이버사령부 요원 8명이 같은 해 8월7일부터 9월11일까지 순차적으로 '오유' 사이트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분석한 '2012년 오유 가입 사이버사 군무원 명단'을 보면, 류모씨(8급)는 8월7일, 김모씨(7급)는 8월10일, 서모씨(9급)는 8월27일, 박모씨(8급)는 9월11일에 각각 가입했다. 또 유모(7급), 김모(8급), 황모(7급), 이모(8급)씨 등 다른 4명도 8월에 같은 사이트에 가입한 뒤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박씨는 지난해 10월4일 '안철수의 뿌리는? 홍어냄새가 난당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씨는 이 글에서 "안철수의 고향은 전라도이다. 안철수의 부인 김미경은 순천 출신이고 따라서 영호남 결혼이니 어쩌구 하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썼다. 이어 "어릴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쇄뇌(세뇌)되어진 정치 성향은 평생을 두고 바꾸기가 힘든 것"이라며 방송인 김제동씨, 탤런트 김여진씨 등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외부 인사들이 호남 출신이면서 영남이 고향인 것처럼 신분을 세탁했다고 주장했다. 글 말미에는 "왜 당당하게 전라도 사람이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안철수는 더 이상 그런 정신줄 놓은 짓을 하지 말고 이쯤에서 사퇴하는 것이 본인 신상에 좋을 듯하다"고 적었다.
다른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도 야당 정치인이나 진보적 인사를 매도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이는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연설, 문서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거나 그 밖의 정치운동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금고에 처한다'는 군형법상 정치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가 국방부 납품업체인 ㅈ사로부터 임차한 인터넷주소(IP) 33개를 돌려 쓰면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교민·유학생들을 상대로 정치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0년 11월부터 올해 중순까지 교민·유학생이 많이 사는 주요 14개국 38개 사이트에 사이버사 요원들이 수천건의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임용과 동시에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집중적으로 가입해 정치글을 올렸다는 것은 군이 조직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대선개입 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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