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령관 전격 경질 파문]청와대, 코드인사 위한 '찍어내기'에 한 달이 멀다 하고 '항명·인사파동'
출범한 지 8개월을 갓 넘긴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맥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논란',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및 양건 전 감사원장의 '항명 사퇴' 등 한 달이 멀다 하고 돌출되는 인사파동이 이번엔 군으로까지 번졌다. 초기 인사난맥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청와대가 교체 인사를 두고서도 파열음을 내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 정부에서 불거진 인사파동에는 공통점이 있다. 배후에는 늘 청와대가 있다는 것이다.
진영 전 장관은 9월30일 사퇴하면서 기초연금 최종안의 결정과정에서 배제된 사실을 토로했다. 복지부의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방안을 반대했지만 청와대가 밀어붙여 "무기력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혼외 아들' 의혹으로 물러난 채동욱 전 총장의 사퇴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법무부 진상조사 결과 발표 다음날인 9월28일 기다렸다는 듯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선(先) 진상규명, 후(後) 사표수리'를 공언해놓고 진위를 가리지 않은 채 내쫓은 것이다. 당시 여권에선 "우리 사람이 아니다. 정권 초에 알아서 물러났어야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8월에는 임기를 1년7개월여(헌법상 임기 4년) 남겨둔 양건 전 감사원장이 "역류와 외풍을 막는 데 역부족을 절감한다"며 전격 사퇴했다. 전 정부 때 임명된 양 전 원장은 4대강 사업을 놓고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감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현 정권과 코드를 맞추려 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선캠프 출인 장훈 중앙대 교수의 감사위원 제청을 요구하자 사표를 던졌다.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 전격 경질을 두고도 "청와대도 장관도 원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의 고교, 육사 동기에게 6개월 만에 자리를 빼앗겼다"는 등의 뒷얘기가 나오고 있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인사파동의 가장 큰 원인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은 사정·감사기관과 군 수뇌부를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교체하기 위해 무리한 찍어내기를 했다는 것이다. 또 진 전 장관의 사례에서 보듯 조정과 소통이 부재한 국정운영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선 공약이었던 책임장관제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일부에선 김기춘 비서실장의 청와대 입성 이후 각종 인사파동이 두드러진 사실을 거론하며, 김 실장이 인사파동을 낳게 한 장본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한신대 윤평중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인사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비정상의 정상화'가 인사에서부터 망가지며 실천 의지를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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