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남북관계 파장 예상
北 '최고존엄 모독' 이유로 강한 반발 가능성
다른 나라와의 정상외교에 부정적 영향 줄수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강병철 기자 = 국가정보원이 24일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전격 공개, 국회 정보위원 일부에 전달함에 따라 남북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남북간 정상회담 회의록이 이처럼 공개된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파장을 불러올지 아직 정확히 점칠 수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공개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는 '최고존엄'으로 받들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의 비공개 회담 석상에서의 발언이 공개된 것 자체를 두고 남측을 강하게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김 전 위원장이 남측의 입장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반발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공개가 된다면 김정일의 발언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북한의 최고존엄인 김정일 어록이 다 공개되는 것과 관련해 북측이 상당히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번 공개가 앞으로의 남북 당국간 회담과 나아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한의 예상되는 반발을 감안한다면 남북대화 재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남북간에 앞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데 한계가 설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북한도 그동안 정상회담 이외의 남북회담 내용의 경우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일방적으로 회담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엄청난 파장이 일 수 있고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에 상당한 후퇴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회의록 공개가 가져올 외교적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자외교의 핵심인 다른 나라와의 정상외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논란 속에서 정상간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은 외교무대에서의 우리나라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 정상간의 회의록 전체를 공개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드문 일인데다가 설사 공개하더라도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수십 년의 기간을 두면서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외교적 관례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대해 평가할 수는 있지만 그걸 도출하기 위해 정상이 논의한 내용을 일일이 공개하는 것은 맞지 않고 정상외교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다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외국도 알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해칠 정도의 악영향은 안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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