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전우회 "전두환, 나오기만 해봐라 당장.."

2013. 6. 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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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주영,권우성 기자]

▲ '전두환 체포' 나선 고엽제전우회, 삼엄한 연희동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집앞에서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에 대한 소송을 묵살해 보상을 받지 못하게했다'며 이틀째 항의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은 전씨 집으로 향하는 골목 입구를 버스로 막고 곳곳에 병력을 배치해 진입을 막고 있다.

ⓒ 권우성

▲ 전씨 자택 삼엄한 경비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집앞에서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에 대한 소송을 묵살해 보상을 받지 못하게했다'며 이틀째 항의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들이 전씨 집앞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 권우성

18일 오전, 9인승 차량 27대가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인근 궁말어린이공원 일대를 둘러쌌다. 차마다 군복을 입은 70~80대 남성들이 타고 있었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모임인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었다.

이 모임 회원 100여 명은 전 전 대통령 처벌과 추징금 환수 등을 촉구하며 이 자리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차량 주변 골목에는 형광색 비옷 차림의 경찰 병력 120여 명이 배치됐지만 충돌은 없었다. 회원들은 차 안에 가만히 앉아 창문을 열고 주변을 살폈다.

전날에도 회원 500여 명은 전 전 대통령 자택을 향해 "체포하라"고 외치며 전 전 대통령 규탄 시위를 벌였다. 다음달 4일까지 매일 오전 10~12시 전 전 대통령 집 인근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현장을 지휘하는 박근규 고엽제전우회 수석부회장은 "어제 전두환을 체포하려고 했는데 못했다"며 "비록 오늘 비가 오지만 여기에서 집 앞을 지키면서 호시탐탐 체포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 전 대통령) 나오기만 해봐라, 당장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보수의 수장'이라 믿어왔는데"... "장군답게 추징금도 당당히 갚아야지"

대표적 보수단체인 고엽제전우회가 군인 출신인 전 전 대통령의 처벌 요구 집회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만난 박 수석부회장 역시 전 전 대통령을 "베트남전 당시 연대장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우리의 전우이자 영웅이요, 보수 세력의 수장"이라고 칭찬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전 전 대통령 자택을 포위하며 시위를 벌이는 건 '수치심'과 '분노'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에게 기대가 컸거든. 그런데 양파 껍질 벗기듯 자꾸 문제가 드러났잖아. 대통령으로 집권했을 때 부정으로 쌓은 재산도 은닉하고. 자식에게도 돈 다 물려줬다며.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그렇게 믿어왔는데. 지금 우리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어. 기대한 것만큼 실망이 커서." (박근규 수석부회장)

"장군 출신답게 추징금도 당당히 갚아야지. 집에 틀어박혀서 뭐하는 거야."(김자명 회원)

전 전 대통령의 잘못으로 미국 고엽제 제조업체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도 이들의 시위 이유다. 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의 베트남 참전 군인들은 미국 고엽제 제조사를 상대로 미국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내 1984년 배상받았다. 이때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국인 고엽제 피해자의 존재를 감춘 탓에 배상 기회를 놓쳤다고 고엽제전우회는 주장한다.

▲ '전두환 체포' 나선 고엽제전우회, 삼엄한 연희동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집앞에서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에 대한 소송을 묵살해 보상을 받지 못하게했다'며 이틀째 항의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은 전씨 집으로 향하는 골목 입구를 버스로 막고 곳곳에 병력을 배치해 진입을 막고 있다.

ⓒ 권우성

한국 고엽제 피해자들은 1996년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피해자들은 1999년 미국 다우케미컬사 등의 고엽제 제조사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06년 6795명에게 630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소송은 7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김만용 서울 구로구지회장은 "2000년 미국참전용사협회에 갔더니 '당시 한국 정부에도 참여하라고 통보했는데 한국 정부에서 그런 피해자가 없다'고 말했다"며 "전두환 정부가 고엽제 소송 참여 권유를 묵살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소송이 무산돼 우리는 보상도 제대로 못 받으며 살아왔는데, 자기는 혼자서 돈 다 껴안고 살려 그런다"며 "가만히 안 놔두겠다, 추징금도 내고 우리한테 사과하게끔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가 벌어지는 시간, 전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서지 않았다. 그의 집 주변을 지키는 경찰 관계자는 "집에서 꼼짝 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전우'들이 벌이는 시위 때문에 전 전 대통령은 이틀째 일시적으로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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