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로, 안철수 집중견제..신당 한계 지적
【양평=뉴시스】박대로 기자 = 민주당 원로들이 야권 재편 과정의 경쟁자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잇따라 견제구를 던졌다.
국회의장을 지낸 민주당 김원기 상임고문은 1일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치권에 거리를 두고 있는 안 의원을 겨냥, "중간지대 설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침을 가했다.
김 고문은 이날 오전 경기 양평 쉐르빌파라다이스 연수원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워크숍에 참석해 "양비론을 내세워 여도 야도 아닌 중간지대를 설정하는 움직임이 없지 않다"며 "정치에 대한 국민 혐오감에 편승하는 이 같은 노력은 바람직하지 않고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요즘 민심이 여러모로 오해를 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있지만 우리 스스로 자신감이 없이 민주당을 제외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 패배의식을 가진 분들이 없지 않다"며 당내 친 안철수 성향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전날에는 마찬가지로 국회의장을 지낸 임채정 상임고문이 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임 고문은 "새로운 정파 얘기가 나오고 나름대로 논리도 이유도 있겠지만 정치를 책임지고 역사를 감당하는 정치세력이 하루아침에 생성되는 게 아니다"라며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 의원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안철수 신당에 우려를 드러내는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기 죽고 힘 빠지고 눈치보고 해선 안 된다. 헌신하면서 싸워나가고 재건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여러분의 좌절과 절망은 역사의 죄악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정치개혁하는 데 있어서 의원정수를 축소하자는 얘기는 해법이 아니다. 우리가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안 의원이 제기했던 의원정수 축소 주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두 원로는 민주당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비판여론에 지나친 면이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고문은 이날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국민에게 실망을 준 것은 인정하고 여론이 악화됐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서구 민주주의를 제외하면)일본의 정치와 비교하면 우리 대한민국 정치가 민주주의 본질에 접근한 정도, 도덕성, 투명성에서 결코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대한 지나치게 과장되고 잘못된 극단적인 혐오 풍조에 약삭빠르게 영합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가의 지도자라는 자부심과 자존심을 회복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불신을 탈출하는 하나의 길"이라고 충고했다.
임 고문도 전날 "사람들은 민주당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왔는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TV나 영화에서 국회의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를 봤나. 단 한 번도 없다"며 "미국의 영화나 TV에서는 긍정과 부정이 반반인데 우리는 전혀 아니다"라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사람은 단련과 시련을 통해 강해진다. 여러분이 시련을 겪는 것은 앞으로 보다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준비"라며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거나 자기 모멸적인 태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이 상황을 자산으로 활용해 새로운 창조로 이어가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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