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철수 신당은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 추구"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 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70·사진)가 "민주당보다는 분명히 진보적인 스탠스를 갖는 정당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며 "그것을 건설하는 데 내가 힘이 된다면 하겠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지난 25일 수습 노무사들 모임인 '노동자의 벗'에서 '경제민주화와 노동문제'라는 주제로 2시간가량 강연을 갖고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보다 보수에 가깝다고 하는 생각은 가공적인 개념"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최 이사장은 "안철수 신당이 기존 야당이 하지 못했던 것을 하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신당을 통해 (진보라는 가치가) 실제로 존재하는 의미를 갖는 정당을 건설해보는 게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이 안철수 신당의 구체적 방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최 이사장은 특히 "내가 연구소에서 할 수 있는 범위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문제"라며 "안 의원의 정치조직화든 활동이든 이런 것에서 노동문제가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정치운동이 기존의 야당(민주당)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이 '내일' 이사장직을 수락한 이유이고, 그 차별점은 노동이란 의미다.
최 이사장은 "현재 한국의 노동운동은 민주노총의 대표를 선출할 수 없을 정도로 사분오열됐다"며 "노동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부 등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조직화되지 않은 영역이 계속 확산되고 노동조합은 항의집단화돼 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것을 다시 추슬러서 재건하는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다른 여러 형태의 방법을 모색해야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민주당을 통한 노동문제 해결에도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새누리당 소장 개혁파들은 독일의 시장경제와 복지정책에 대해 민주당보다도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사회경제적 내용으로 보면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안적 모델로는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해고하지 않고 노사타협을 이뤄낸 "독일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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