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이터 "현금 2조원 투자" 구애

권경성기자 2013. 5. 24.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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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FX 사업 수주하면 전투기 생산국 되게 협조" 또다시 파격 제안미국 쪽 기운 우리 정부는 별다른 반응 안 보여

예산 8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차기 전투기(F-X) 도입 사업 입찰자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현금 2조원 투자까지 제안하며 한국에 뜨거운 구애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안보 파트너인 한국은 좀체 눈길조차 주지 않는 형국이다.

유럽 최대 방위산업체 EADS는 유로파이터 타이푼이 한국의 차기 전투기로 도입될 경우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에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현금 투자하겠다고 23일 제안했다. EADS 측은 "한국이 F-X 사업과 KF-X 사업을 통해 전투기 생산국으로 올라서도록 파트너가 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ADS는 아울러 전투기 항공전자시스템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센터 등의 건립과 한국형 전투기 및 무장체계의 수출도 돕겠다고 약속했다.

EADS의 파격 제안은 응찰 초기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해 7월 영국 판보로 국제 에어쇼 기간 중 한국 기자들에게 한국이 유로파이터를 구매하면 기술이전은 물론 최종 조립 라인까지 세워주겠다고 천명했다. 지난달에는 방위사업청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에 판매할 60대 중 53대를 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EADS는 2008년 2차 F-X 사업 때 미국 업체 보잉(F-15K)에 패배한 뒤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3차 F-X사업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록히드마틴(F-35A), 보잉(F-15SE) 등 미국 업체에 비해 아무래도 정치적 영향력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다. EADS는 터키의 투자 결정 철회로 난관에 봉착한 KF-X 사업의 구원 투수 역할을 맡아 이 같은 열세를 극복하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EADS의 제안을 완전히 믿지는 않는 눈치다. 당장 사업 수주를 위한 구두선에 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EADS의 투자 약속 이행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며 "정부가 KF-X 사업을 추진할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F-35A는 스텔스 기능이 탁월하고, 미국은 물론 이 기종을 구매키로 한 일본 등 주변국들과 공조를 수월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군 관계자는 "F-35A는 개발이 끝나지 않은 데다 가격이 비싸고 최근 결함까지 발견돼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려 곤경에 처한 미 정부를 도와주기 위해서라도 이 기종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F-15SE는 현재 한국 공군 전투기(F-15K)와의 호환성이나 무장 능력 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최근 보잉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육군 대형 공격헬기(AH-X) 사업을 따내 독식 논란이 일 수 있다.

10월 말로 예정됐던 F-X 사업의 기종 선정이 반 년여 넘게 지연되면서 최초 전투기 인도 시점은 2016년 12월에서 2017년 8월로 연기됐다고 방사청 측이 밝혔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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