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시켜 주말 달랑 두 줄 .. 혹 붙인 '17초 반성문'

신용호 2013. 4. 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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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부른 청와대 인사사고 사과잇단 참사에도 두 달간 침묵하다 형식·내용 무성의하고 함량 부족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됐다."(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청와대가 지난달 30일 장·차관급 인사의 잇따른 낙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대국민 사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낙마 사태의 충격에 비해 '17초 사과문'은 형식과 내용에서 무성의하고 함량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로 된 사과문은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인사위원장인 허 실장 명의의 사과문을 김행 대변인이 대신 읽는 형식이었다. 사과문 낭독에 걸린 시간은 딱 17초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1월 29일)에서부터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2월 25일)의 낙마까지는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인사 추천의 난맥상과 검증 소홀 등으로 정부 출범 초기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한 걸 비난하는 여론은 따갑다. 새누리당에서조차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솟아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인사 참사(慘事)에 대해 달랑 사과문 두 줄로 논란을 일단락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성의 없는 대국민 사과가 오히려 화(禍)를 자초했다는 소리가 높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31일 "이왕 사과를 할 것이면 진정성 있게, 모양새 있게 해야 한다"며 "이번 사과는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이나 민정수석 등 인사 책임자가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맞고 무성의하고 진정성이 없게 보이는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국민을 졸(卒)로 보는 나쁜 사과'(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이 트위터에 쓴 글)가 딱 맞는 내용"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가 진정 국민과 소통하려면 '17초 대독 반성문'으로 얼렁뚱땅 넘기려 들지 말고 인사 참사의 책임자인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허태열 비서실장 대신 김행 대변인이 대독했다는 점도 비난을 사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 부담스러웠다면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인사위원회의 수장인 허 실장이 직접 나서야 했다는 지적이다. 형식상 김 대변인이 사과문을 읽어야 했다면 허 실장이 함께 나와 사과의 배경이라도 설명했어야 국민들이 어느 정도 수긍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시기도 문제다. 상대적으로 언론 주목도가 낮은 토요일 오전에 사과문을 발표해 얼렁뚱땅 넘기려 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뭘 잘못했다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던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박근혜계 의원은 "비서실장이 직접 발표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도 주말에…. 모양새가 영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사과하고 책임지겠다는 청와대 참모 하나 없는 점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글=신용호·하선영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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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하선영.안성식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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