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입' 직원, 외부인 동원 확인됐는데 국정원은 "애국시민 도움 받는 차원" 해명

이효상 기자 2013. 2. 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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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수사 왜곡·은폐 없다"

18대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29)가 외부 인사까지 동원해 인터넷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이 아르바이트생(알바)을 고용해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간첩을 잡는 데 애국시민들의 협조를 받는 차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씨와 함께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서 다수의 아이디를 이용해 현 정권을 옹호하는 등의 글을 올린 ㄱ씨에게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통보(경향신문 2월4일자 10면 보도)했으나 ㄱ씨가 응하지 않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ㄱ씨에 대한 강제소환을 검토 중이다. 김씨의 지인인 ㄱ씨는 직업이 없는 남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ㄱ씨의 명의를 빌려 '오유' 외에 '보배드림' '뽐뿌' 등 실명인증이 필요한 2개 사이트에서 2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활동한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민주통합당은 김씨를 고발하면서 국정원 국내업무 담당 직원들이 '알바'들을 동원해 정치 현안과 관련된 글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불법선거운동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또 이들이 IP(인터넷 주소)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정원 외부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민주당이 당초 제보를 통해 입수했다는 고발 내용을 입증해주는 증거와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국정원 직원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과 함께 방첩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리전도 간첩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로 애국시민들의 자발적 협조하에 작업할 수 있는 것"이라며 ㄱ씨가 김씨와 함께 작업해 온 것을 시인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은 수사를 왜곡하거나 진실을 은폐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6일 밤 11시 김씨의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대선과 관련된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보도자료를 전격 배포한 바 있다. 또 최근 수사과정에서도 김씨가 정치적 댓글을 올린 사실을 은폐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김 청장은 "경찰의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사건을 송치하면 검찰이 다시 수사하고 국회 국정조사도 추진되는 상황에서 진실 은폐 의도를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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