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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운영수입보장·손실보전 등 정부돈 `줄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민간투자로 건설된 인천공항 고속도로(운영사 신공항하이웨이㈜)가 지난 11년간 정부 지원과 통행료 수입으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토해양부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와 문병호 의원(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1년간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지원한 면제차량과 최소운영 수입보장을 위해 지원한 국고보조금은 1조47억원에 달했다.

이는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지난 11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인 3천242억원의 3배(310%)에 이르고 같은 기간 받아챙긴 통행료 수입 1조2천333억원과 맞먹는다. 인천공항 고속도로가 11년간 챙긴 통행료와 정부 국고보조금은 2조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정부가 지난 2002년부터 작년까지 인천공항 고속도로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에 지원한 최소운영 수입보장에 따른 보조금은 총 7천909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조금 지원은 2002년 591억원 이후 이듬해엔 없었으나 신공항하이웨이 주주들이 변경된 2004년부터 매년 이뤄지고 있다.

연도별 지원액은 ▲2004년 1천636억원 ▲2005년 795억원 ▲2006년 874억원 ▲2007년 710억원 ▲2008년 763억원 ▲2009년 900억원 ▲2010년 950억원 ▲2011년 690억원 등이다.

정부는 애초 인천공항 고속도로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와 최소운영 수입보장(MRG) 협약을 맺어 지난 2001년부터 20년 동안 총 투자액 1조4천600억원에 대한 투자수익률로 9.7%를 보장해주기로 하고 모자라는 금액을 재정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경쟁시설인 제 3연륙교가 들어서 발생한 손실도 보존해주기로 협약을 체결해 추가 지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 의원은 "인천공항고속도로는 지난 11년 동안 협약통행량 대비 실적통행량이 48%에 불과했고 국고보조금이 전체 수입의 45%, 당기순이익의 310%인 민자사업은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유일하다"며 권도엽 국토부 장관에게 대책을 주문했다.

이 같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통행자로부터 고가의 통행료를 받고 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 통행료(승용차 기준)는 7천700원으로 한국도로공사가 산정한 기준 요금 2천900원의 2.66배에 달한다.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 주주들은 또 유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잠식시킨 뒤 감자대금으로 받은 돈을 회사에 고금리로 다시 대출해주고 매년 고금리의 이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공항하이웨이 주주들은 지난 2003년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2천144억원 규모의 유장감자(자본감소)를 결의하고 회의에 고정금리 9%로 1조1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해줬다.

주주들은 그러나 감자기준일인 이듬해 1월30일 유상감자대금 2천144억원을 받은 뒤 같은 금액을 13.9%의 고금리 후순위로 회사에 다시 빌려줬다.

회사는 유상감자로 인해 자본금이 4천342억원에서 2천198억원으로 줄어들었고, 후순위 대출로 지난 2004년부터 9년 간 총 7천548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했다. 이자지급액은 통행료수입과 국고보조금을 더한 전체수입(2조2천380억원)의 34%에 이른다.

신공항하이웨이의 주주 현황을 보면 사업 초기에 참여했던 건설사들은 빠지고 지난 2004년 4월 한국교직원공제회(45.1%)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24.1%)가 1대주주와 2대주주에 포함됐다. 이외에 교보생명(15.0%), 삼성생명(8.8%), 대한생명(3.5%), 우리은행(2.1%), 삼성화재(1.4%)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2대주주인 맥쿼리인프라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는 투자운용사로, 신공항하이웨이 외에 인천대교㈜에도 투자했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인 지형씨(전 맥쿼리IMM 대표이사)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 의원은 "교원공제회와 맥쿼리 등 대주주들이 회사에 의도적으로 피해를 준 것은 배임과 같은 범죄행위"라며 "회사가 수익이 나면 배당을 하는 것이 정상인데, 주주들에게 고금리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법인세 포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8월 말 "맥쿼리 등 주주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시민이 손실분을 메워주기 때문에 투자 기업이 망해도 수익을 내고 있다"며 신공항하이웨이 등 민자고속도로 운영사 12곳의 이사를 고발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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