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선, "박근혜 대통령 만들려면.." 강남사업가에 돈 요구

2012. 9. 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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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사업가에 그린벨트 투자 미끼 "6만표 얻으려면…"

변호사비 대납 요구도…확답않자 "오피스텔만 도와달라"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 만드는 데 필요하다"며 강남의 한 사업가에게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한겨레>가 입수한 두 사람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보면, 송 전 의원은 지난달 중순 서울의 한 식당에서 사업가 ㄱ씨를 만나 "12월 대선 때 (지역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지지표) 6만표를 얻으려면 1억5000만원이 필요하다"며 "(나를 도와주면 당신이) 투자할 수 있는 게 (경기) 남양주 그린벨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4·11 총선 때 경기도 남양주갑 지역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송 전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남양주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이다. 또 송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둔 상황임을 전하며 "변호사비 3000만원이 제일 급하다. 그건 (변호사비를 지원하는 건) 기부"라며 별도의 변호사 비용도 요구했다. 이 재판에서 송 전 의원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인정돼 지난 7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ㄱ씨가 확답을 하지 않자, 송 전 의원은 "(지역구 주민들에게) 대선 때 (박 후보를) 좀 찍어달라고 하려면 한달에 1500만~1800만원이 드는데, 그것까지 제가 손을 벌리면 (금액이) 너무 크고, 여의도 오피스텔 하나는 좀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낙선했는데) 현실정치에서 떨어지면 끝나기 때문에 여의도에 거처가 필요하다. 7평 기준으로 관리비에 (일 도와줄) 아가씨까지 있으려면, 보증금 1000만원에 한달에 250만~300만원 정도는 주셔야 된다"며 요구 수준을 낮췄다. 그러면서 "(당신은 나한테) 한달에 200만~300만원 주는 그런 쩨쩨한 사람이 아니니까, 내 후원회장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송 전 의원은 또 "내가 (박 후보의 핵심 측근인) ㄴ의원에게 2억~3억원만 갖다줬어도 (대구에서) 공천을 받았을 텐데, 돈을 안 줘서 남양주갑 공천을 받았다"는 말도 했다.

송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대구 달서을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연고가 없는 경기 남양주갑 공천을 받았다. <한겨레>는 송 전 의원과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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