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선택] 정치개혁 깃발 올린후 반응따라 진로 선택.. 배수진 친 듯

송용창기자 2012. 9. 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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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입당 가능성은 희박 제3지대서 단일화 논의'정책 협상'에 공들일 듯민주 개혁의지 안보이면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홍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시나리오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그간 안 원장이 출마 결심을 굳히고 대선 행보를 밟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안 원장이 상황에 따라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안 원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은 우선 안 원장이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아예 대선 국면에서 손을 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안 원장의 태도가 파격적이고 대담한 정치 행보를 하기 위한 배수진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개헌까지 포함한 큰 틀의 정책 비전을 제시한 뒤 정치권의 수용 여부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이 펴낸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는 유독 정치개혁에 대한 구상이 빠져 있어서 이에 대한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원장은 정치개혁의 깃발을 올린 뒤 야권 단일화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야권 후보 단일화 추진을 전제로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을 주문하고 있지만 낡은 정치 타파를 주장하는 안 원장이 입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선거보조금 등의 현실적 이유를 들며 안 원장이 선거용 가설 정당을 창당한 뒤 단일화에 나서고 이후 민주당과 합당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정치개혁 명분에 맞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안 원장이 범야권 원로모임이나 시민단체 등의 중재로 제3지대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화 논의에 착수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주당 외곽 세력들은 아예 범시민세력까지 포함해 '시민연합정부'를 표방하는 시민후보 추대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안 원장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여론조사 등의 경선 룰에 대한 협상 대신 정책 협상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책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고 민주당이 개혁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안 원장이 출마를 포기하고 민주당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경선 파행 등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안 원장이 아예 단일화 논의에 착수하지 않고 무소속 독자 출마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3자 구도 야권 필패론'을 거론하며 안 원장 측을 압박하더라도 대통령 당선보다 정치개혁이 더 중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이를 뿌리칠 수 있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도 3일 "안 원장의 독자 출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이 3자 구도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3자 구도로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다가 막판에 안 원장과 민주당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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