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국민 사과에 '동문서답'..'지친' 이상득
'국민께 한 말씀' 요청에 "여러분 수고하십니다"16시간 조사받고 지친 기색 역력…취재진 질문 이해 못해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상왕(上王), 영일대군, 권력위의 권력 등으로 비유될만큼 현 정권에서 최고실세로 불린 이상득(77) 전 국회의원은 결국 국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검찰청사를 떠났다.
이 전 의원은 3일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40분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16시간에 가까운 고강도의 조사를 받은 뒤 취재진의 대부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에 출두할 당시 계단에서 발을 헏디뎌 순간 횡청거렸던 이 전 의원은 검찰청사를 나올 땐 취재진에 밀려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떼었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는가', '돈받은 사실을 인정했는가', '정두언 의원이 임석회장 만날 때 동석한 게 사실인가' 등의 민감한 질문엔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취재진을 뿌리쳤다.
이어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질문에 이 전 의원은 사과 대신 "여러분 수고하십니다"라는 다소 횡설수설(橫說竪說)에 가까운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대검 중부수 조사실에서 장시간 고강도의 검찰 조사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듯 취재진의 질문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고령의 나이로 강도높은 조사를 받은 이 전 의원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듯 얼굴에 피곤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가뜩이나 기력이 쇠한 이 전 의원의 목소리는 더욱 기운이 없었다.
이 전 의원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힙겹게 차량에 올라타뒤 곧바로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자신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광장'의 서창희 변호사와 보좌관 2명을 대동하고 대검청사에 조사를 받으러 나왔다.
이 전 의원은 '조사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슴이 정말 아프다.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이때에도 그는 희미하게 미소를 띄려고 노력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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