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만의 가뭄으로 전국 타들어가는데..MB "4대강으로 홍수와 가뭄 극복"

2012. 6. 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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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리우 +20 정상회의 기조연설서

'4대강 사업' 자화자찬

남미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리우 +20)에서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발언은 104년만의 가뭄에 농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국내 상황은 모르고 본인의 치적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200년 빈도의 기상이변에 대비해 추진된 수자원 인프라 개선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며 "아울러 강변을 따라 국토를 종주하는 1800km의 자전거길이 새로 열려 국민소통과 녹색생활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현재 40년만의 가뭄으로 북동부 지역이 비상사태 지역으로 선포됐고, 약 200만명이 가뭄으로 인해 물부족과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브라질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본인이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치적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하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요즘의 폭염과는 정 반대로 싸늘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는 "가뭄을 막는다던 4대강 사업은 오아시스의 신기루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MB 정권에게는 이 신기루가 현실이고, 가뭄은 '착시'라지요. 이 분들, 완전히 돌아버리셨나 봅니다."라고 강도 높은 비판의 글을 남겼다.

트위터 아이디 alma***"는 "MB님께서 리우정상회의에서 4대강 사업으로 가뭄과 홍수 문제를 해결했다고 연설했네요. MB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거나, 가뭄으로 고통받는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이 분명하군요."라며 혀를 찼다. msm**는 "쩍쩍 갈라지는 논밭만큼, 그들이 막말을 할 때마다 국민들 마음도 쩍쩍 갈라진다. 그들과 국민의 거리도 쩍쩍 벌어져서 반드시 정권교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아래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연설 전문이다.

"Making the Future We Want Together"

존경하는 지우마 브라질 대통령님,

각국 정상 여러분,

반기문 UN사무총장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1992년 유엔환경개발 정상회의가 개최된 지 20년 만에

이곳 리우에서 세계정상회의가 다시금 개최된 것을 축하하며,

이 역사적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세계는 실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가속화로 세상은 날이 갈수록

하나로 연결되고(inter-connected world)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비롯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세상은 더욱 편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세계경제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졌지만, 반복되는 위기에서 보듯,

성장의 기회뿐 아니라 취약성도 함께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지구촌 네트워크는 더욱 가까워졌지만

인간적 관계는 오히려 멀어지는 측면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두를 뛰어넘어 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그것입니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물-에너지-식량에 이르기까지 삶의 기본적 연결고리(nexus)가

송두리째 위협받고 있습니다.

황폐한 사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생물다양성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20년 전 우리가 리우에서 꿈꾸던 미래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가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하면서 다짐했던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은 아닐 것입니다.

존경하는 세계 지도자 여러분,

우리에게는 새로운 발상, 새로운 행동, 새로운 결집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지난 2008년 대통령에 취임한 첫 해에 '저탄소 녹색성장'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했습니다.

국가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으로 커졌지만

기후변화와 에너지, 환경문제에 따른 도전 역시 커진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과 삶의 방식으로 삼는

역발상의 정책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설치,

범부처 차원의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세우고

매년 GDP 2%를 투입해 왔습니다.

산업, 금융, 과학기술, NGO에 이르기까지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민-관 파트너십을

확대해왔습니다.

그 결과, 아직 갈 길이 멀지만, 4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한국에는 많은 변화와 혁신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녹색성장기본법을 비롯,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에 관한 법이

국회의 초당적 협력 속에 제정되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비롯 녹색산업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백년 빈도의 기상이변에 대비해 추진된 수자원 인프라 개선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강변을 따라 국토를 종주하는 1800km의 자전거길이 새로 열려 국민소통과 녹색생활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고속철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그린빌딩 붐이 일고 있으며

UNEP과 더불어 도시청정체제를 만드는 지자체(광주)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타개를 겸해 실행된 그린 뉴딜정책에 힘입어

지난 3년간 창출된 일자리는 75만명을 넘는 수준이며

이 중 상당수는 저소득층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외부충격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녹색성장은 경제발전, 사회통합, 환경보전이라는

"지속가능발전"의 3대 목표를 구현하는

새로운 발상의 포용적 실천전략(inclusive action strategy)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가 당면한 도전은 나와 남을 가리지 않는 지구적 차원의 도전이며

따라서 우리의 대응 역시 지구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의 운명의식(sense of collective destiny)' 아래 행동을 결집하는 것이 긴요합니다.

2년 전 녹색성장의 국제적 협력과 개도국 지원을 위해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GGGI)가 출범한 배경입니다.

많은 분들의 열성적 참여 속에서 발전해 온 GGGI가 오늘 저녁

이곳 리우에서 주요 창립국 정상, 국제기구 대표들이 임석한 가운데

국제기구로의 전환을 위한 공식 서명식을 갖게 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뜻을 함께 하고 힘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GGGI가 공동의 행동을 촉진하는 전략적 협력체로 자리 잡아

국제사회의 항구적 자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GGGI는 또한 세계은행, UNEP, OECD와 더불어 마련한 지식플랫폼을 통해 녹색성장의 체계적 전파에도 힘쓰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특히 내년부터 2020년까지

그린 ODA 총액을 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올해로 종료되는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에 이어

글로벌 녹색성장 파트너십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양자간, 다자간 협력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에너지 효율적 발전과 전력망 구축, 에너지 저장시스템, 재생 에너지,

녹색 교통과 건물, 수자원 인프라 구축 등을 집중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올 봄 서울에 발족시킨 녹색기술센터(Green Technology Center)를

국제적 기술협력의 가교로 발전시키는 한편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의 기반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각국 정상, 그리고 지도자 여러분,

녹색성장을 통한 녹색경제로의 전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략과 기술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재원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난연말 남아공 더반 기후변화 총회에서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설립에 합의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전략-기술-재원의

'그린 트라이앵글'이 유기적으로 작동토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은 이 트라이앵글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넘어

'지구촌 모두를 위한 아키텍처(architecture for all)'가 되도록

충실히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녹색산업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의 기회가

모두를 위해 골고루 그리고 지속적으로 퍼져나가도록

국제사회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하는 방향으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the Future We Want)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명심합시다.

우리를 가로막는 것도 우리자신이고,

우리를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우리자신입니다.

(It is us that is stopping us and it is us that is moving us to the future we want.)

그 미래를 위해 지금 함께 행동합시다.

감사합니다.

[화보] 104년 만의 최악의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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