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야당은 종북세력" 대선앞 수상한 교육

2012. 6. 21. 08: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부대별 공문, 대대적 정신교육

야권반발 등 정치적 논란 예고

군이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제1야당에도 종북세력이 존재한다"는 등 야권을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논리를 앞세워 각급 부대별로 대대적인 '종북 정신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야권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는 편향적 정신교육이 군 부재자투표 등에 끼칠 영향과 관련해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겨레>가 입수한 ○○부대의 공문을 보면, '국방부 2012 정훈·문화활동 지시'와 '호국보훈의 달 안보영상자료 활용지시'에 따라 최근 각 군에서 영상물과 외부 초빙강연을 이용한 '종북 교육'이 집중 진행되고 있다. 이 공문에는 '종북세력의 실체 관련 영상자료(2종)'와 관련해 '4월23일 국방부 간부교육자료를 토대로 내부 적의 위험성을 다룬 내용'이라고 적시돼 있다.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는 "(공문에서 일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정신교육의 내용과 형태는 지난 4월23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방부 간부교육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며 "당시 교육은 종북세력의 역사와 실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제1야당에도 종북세력이 존재한다'거나 '종북세력 6만명이 암약하고 있다' 등의 강연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공문이 내려가면서 종북세력 실체와 관련해 일선 부대에서는 유사한 내용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월23일 국방부 간부교육에는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안보 전문 강사인 강아무개씨, 이아무개씨 등이 강연을 했으며, 국방부 간부 50여명이 참여했다.

각급 부대에 확인한 결과, 공문에 적시된 것처럼 국방부 간부교육과 같은 내용의 정신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안보교육이라는 명목으로 5월 이후에만 두 차례 종북교육이 있었다는 수도권 한 부대의 관계자는 "영상물과 함께 강연을 들었는데 종북세력의 배후로 통합진보당을 꼽았고, 제1야당에도 종북세력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인근 다른 부대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경기도 소재 한 부대의 관계자는 "요즘은 종북 교육이 대목"이라며 "우리 부대에서는 강기갑, 천영세 등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이 촛불집회 등을 주도하는 종북좌파를 이끄는 지도부라는 내용으로 교육했다"고 말했다. 이 부대 말고도 강원도의 한 부대와 후방지역의 한 부대도 국방부 간부교육에 나섰던 동일한 강사들이 나서 같은 내용의 종북 교육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종북주의자는 주적인 북한 공산당과 그 지도부를 추종하는 세력"이라며 "국군 장병들이 이들의 이념노선에 현혹되지 않도록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다만 야당 관련 발언은 강사 개인적인 분석과 견해를 강연 중에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때에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낙인찍으며 국가안보 위해세력인 것처럼 주입하는 정신교육이 대선에서 장병들의 투표행위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는 군이 정치정 중립성을 준수해야 한다는 헌법 5조 2항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야권의 반발도 예상된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화보] FC서울-수원삼성 '격투기 축구'

<한겨레 인기기사>■ 일본 우익, 위안부 단체에 '성기 사진'까지 보내며 협박박근혜 "MBC 파업 징계 안타깝다" 처음 입 뗐지만…오빠만 밀어주는 엄마가 얄미워 얄미워헬기는 왜 툭하면 떨어질까요분신 진보당원 박영재씨, 39일만에 끝내 숨져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