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당선자 7명 명백한 논문표절 맞다"

곽희양·박병률 기자 2012. 5. 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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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단체협의회, 문대성·새누리 5명·민주 1명 의원직 사퇴 요구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 당선자뿐 아니라 표절 의혹이 제기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6명의 학위·학술논문도 모두 표절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22개 연구단체로 이뤄진 학술단체협의회(학단협)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단협은 "이들 6명의 논문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명백한 표절로 드러났다"며 "이들은 국회의원직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 띄어쓰기 잘못도 베껴

학단협은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새누리당 강기윤(경남 창원을)·신경림(비례대표)·염동열(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유재중(부산 수영)·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당선자와 민주통합당 정세균 당선자(서울 종로)의 학위·학술논문을 심사했다.

표절논문 판단의 기준은 교육과학기술부가 2008년 발표한 표절윤리지침·표절가이드라인과 2009년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가 만든 연구윤리지침을 활용했다. 이공계 논문은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작성한 표절윤리지침을 기준으로 했다.

학단협은 심사 결과 표절 의혹이 제기된 6명 국회의원 당선자의 논문은 짜깁기 형태이거나 다른 사람의 논문을 그대로 전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학단협에 따르면 문 당선자를 포함한 7명의 당선자들은 원 논문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수십단락씩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염동열 당선자가 2011년 작성한 '시민참여가 정책수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의 10~14쪽은 2007년 작성된 학부생의 4쪽짜리 논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논문은 2005년 작성된 박모씨의 논문과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출처 표기만 다를 뿐이다. 심지어 오타인 '정책비행체제'를 그대로 옮겨 적거나 띄어쓰기가 잘못된 것도 그대로 베꼈다고 한다.

강기윤 당선자의 2005년 '주민자치센터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 중 23·27·145쪽은 2004년 작성된 중앙대 김모씨 논문의 7·8·85쪽과 내용이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논문 56·138·155쪽은 2005년 조선대 김모씨 논문의 21·50·54쪽과 흡사했다. 강 당선자는 그러나 인용이나 참고문헌 표시를 하지 않았다.

유재중 당선자의 2010년 '지방분권 실현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은 각기 다른 6개의 논문을 짜깁기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유 당선자는 논문의 각주에 그 출처를 밝히긴 했지만 내용을 전재하고 직접 인용 표시도 없어 명백한 표절에 해당한다.

정우택 당선자의 1992년 하와이대학 'Estimation of X-inefficency' 논문은 2년 앞서 작성된 국내 논문을 영어로 번역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학단협은 밝혔다.

2000년에 작성된 신경림 당선자의 논문은 1995년 작성된 자신의 논문과 일부 문장을 제외한 전 부분이 일치했다. 2006년 작성된 논문은 그보다 1년 앞서 작성된 논문의 실험에 사용된 변수 2개 중 하나만을 이용해 마치 새로운 논문인 양 작성했다.

정세균 당선자의 2004년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 중 13~15쪽, 38~42쪽은 1991년 작성된 고려대 이모씨의 석사논문 8~11쪽, 27~33쪽의 같은 내용을 문장만 바꿔 기술했다. 표절을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 "시민의식조차 갖추지 못한 탓"

한상권 학단협 상임대표는 "독일 국방장관이나 헝가리 대통령은 논문 표절 때문에 사임했다"면서 "최소한의 시민의식조차 갖추지 못한 채 '표절 불감증'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표절 문제에 대해 여야가 형성하고 있는 침묵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들은 "당시 관행이었다"면서 "전체 맥락으로 보면 표절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정우택 당선자는 "이론에 대한 리뷰가 있었던 부분을 원용한 것은 당시 일반적 관행이었다. 제 논문의 본질은 한국과 대만의 산업구조를 비교한 오리지널리티, 독창성이 있다"고 밝혔다. 염동열 당선자는 "일부 각주는 한두 군데 미묘하게 (인용 없이) 실수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표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경림 당선자도 "2005년 간호과학논집에 게재한 자신과 김모 교수의 공저 논문과 2009년 미 공중보건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은 다르다"고 밝혔다. 강기윤 당선자는 "각주와 참고문헌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유재중 당선자 측도 "논문이 235페이지인데, 내용이 많으니 인용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의원 측도 "인용의 출처를 밝히는 방법은 논문 심사위원이 허용한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 곽희양·박병률 기자 hyiya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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