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동부연합의 몸통을 만나다

2012. 3. 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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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형주 "조중동의 색깔공세…경기동부 실체 없다"

이정희·이상규도 경기동부? "경기동부 출신 아냐"

"진짜 집에 김일성 사진 걸어놓고 절하나요?"

"하하하하"

 질문을 던지자 정형주 전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 위원장은 한참을 웃었다. 기자도 웃었다. 그러나 실제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질문 받으면) 그냥 웃고 말죠. 김일성 사진이야 당연히 봤지만 단 한번도 제 지인들 집에서 본 적 없습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우리를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싶은 거겠지요. 진보진영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싫으니까.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보면, 없는 것도 있는 게 돼요. 수십년간 국민들은 그런 말들에 갇혀왔지요."

 "경기동부가 관악을 사건에 어떤 개입도 안했나요?"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 말들은 통합진보당 지도부를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정치공작입니다."

 정형주 전 위원장(48). 그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전국연합의 지역조직)의 '몸통'이었다. '경기동부'라는 게 실재하는 개념이라면 그는 그 세력의 우두머리였다.

 그는 한국외대 84학번으로 입학한 뒤 1988년 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의장을 지낸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1989년부터 경기도 성남 지역에서 지역 민중운동을 시작해 경기동부 지역의 사회운동을 이끌었다. 1995년 성남청년회 회장, 1996~1998년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성남연합 집행위원 , 1999년 경기동부지역 민족민주청년단체연합 공동의장을 지낸 뒤 2005년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 위원장을 맡았다. 지금은 김미희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야권단일 후보(통합진보당)의 선거대책본부장이다.

 경기동부연합을 이끌던 정 전 위원장은 1996년부터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다. 이 때 그는 31살의 나이로 성남시 중원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8.4%의 지지를 얻었다. 당시 재야 운동세력이 이 정도의 지지를 얻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운동권 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정 전 위원장이 80년대 후반 이 지역으로 옮겨와 바닥부터 민중운동을 벌인 성과인데 그는 16~18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계속 도전해 20% 안팎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런 성과 덕분에 경기동부연합은 민주노동당에 들어와 활동하는 NL그룹 내에서 핵심으로 떠올랐다.

 정 전 위원장은 "없는 것을 갖고 (언론들이) 자꾸 공격하니까 본질을 말하고 싶었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를 만난 건 28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김미희 후보 선거사무실에서였다. 사무실은 지역 주민들의 방문으로 꽤 북적였다.

#경기동부 논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보좌관의 경선 여론조사 개입사건 이후 경기동부 논란이 거세다. 진보진영 내부에서나 불리던 통합진보당 내 특정 정파 이름이 포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 내리고 보수신문들은 연일 이들의 실체라며 확인안된 사실들을 폭로하느라 바쁘다. 보수신문들만 보고 있자면, 경기동부는 북한의 지령을 받아 움직이는 또 다른 지하조직처럼 보일 지경이다. 급기야 한 보수신문은 "경기동부연합이 이정희 대표를 대학 1학년 때부터 낙점했고, 남편 심재환 등이 집중적으로 가르쳐 기획했다"고 색깔론을 폈다.

 그러나 이정희 대표는 198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경기동부연합은 재야운동단체들이 모여 1991년 12월 결성한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의 지역 조직이다. 1991년 결성된 조직이 1987년 입학한 대학 새내기를 낙점했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경기동부 관련 질문에 "무슨 파 무슨 파 이런 얘기들은 들어봤지만 특정 정파가 당의 공식적 논의 체계를 벗어나 결정한 적 없고, 다른 차원의 결정이라며 제게 전달된 것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보다 앞서 이 대표는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경기동부의 실체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동부, 실체는 있나

경기동부연합은 지금도 존재하는 단체일까. 정형주 전 위원장은 "경기동부연합은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한 뒤 얼마 안 가 없어진 단체"라며 "조중동이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사실이다. 경기동부연합은 전국연합의 하부 지역 조직이었다가 2000년대 중반 즈음 해체했다. 전국연합의 주요 하부 조직으로는 경기동부연합, 인천연합,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 서울연합 등이 있었고 자주민주통일 운동그룹(일명 NL)이 주로 활동했다. 그 중 경기동부연합과 울산연합은 민주노동당 설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결합했다.

 경기동부연합 활동가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주로 민주노동당 안에서 활동하며 더 이상 경기동부연합을 주요활동 공간으로 삼지 않는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경기동부연합은 자연스레 소멸되었다. 경기동부연합의 상부 조직인 전국연합은 2006년 진보연대가 출범하면서 사실상 이름만 남아 있다가 2008년 2월 공식 해산했다.

 정 전 위원장은 "지역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90년대 중반부터 우리도 정치세력화를 위해 정계에 진출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연합 모든 활동가들이 처음부터 이런 목소리를 낸 건 아니었고 경기동부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성남시와 수원시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경기동부 지역 활동가들은 1997년 권영길 후보가 대선 후보로 출마한 국민승리21 선거운동캠프에도 적극 참여하고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하자마자 당원으로 가입한다. 이 때문에 경기동부 활동가들은 민주노동당 내에서 빠르게 주류로 자리 잡아갔다.

 그러나 정 전 위원장은 창당 초기 주류였던 평등파(노회찬 심상정 등을 중심으로 하던 PD계열) 를 밀어내고 경기동부가 당을 장악했다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진성당원제(당비를 납부하는 평당원들이 대의원을 투표로 직접 뽑고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당 운영체계를 뜻함. -편집자 주)로 운영되고,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당원들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경기동부가 당을 장악한다는 건 구조적으로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또 경기동부연합이라는 단체도 없어졌고 지금은 경기동부 차원의 어떤 형태의 다른 의사결정 구조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시 경기동부연합 안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한 파벌로서 민주노동당 내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경기동부 정파는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경기동부 정파로 불리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경기동부'라고 부르지 않지만 진보진영 안에서 경기동부는 민주노동당의 패권을 쥐고 있는 진영(당권파)을 지칭하는 용어로 엄연히 사용되어 왔다.

 서울의 한 통합진보당 지역위원회 위원장은 "'경기동부'는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정파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 예를 들었다.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결정한 것은 2011년 11월25일이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7월부터 정파들끼리 논쟁이 시작되었다. 이 때 경기동부로 분류되는 활동가들은 참여당과의 통합을 적극 주장했다. 공식적인 당의 입장이 생기기 전에 어떤 움직임이 있다는 건 통합진보당 안에 정파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난 해 민주노동당 정파 갈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 <파벌>을 출간한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공식적인 전국 모임이 없어졌으니 실체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경기동부는 서울과 지방 등에 활동가들이 퍼져 있다. 2008년 분당 사태 전까지 경기동부 정파는 집단행동도 하고 대책회의도 했다. 평등파건 자주파건 구분하지 않고 정파 세팅 선거(특정 정파가 미리 선거전략을 세운 뒤 당원들에게 지침을 내리는 선거-편집자주)는 존재했다"고 말했다.

#경기동부가 비판 받는 이유

정파의 존재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어떤 정당이건 정파는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진보진영 내에서조차 경기동부 정파가 비판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노동당 내에서 활동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보수진영의 '종북좌파 공격 논리'와는 또 다른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김아무개(30대)씨는 2002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 한 때 서울의 한 지구당에서 상근활동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2008년 민주노동당을 탈당했다. 경기동부 정파의 패권주의와 비민주적 모습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경기동부로 분류되는 당원들은 지역구위원회를 장악하려고 곳곳에서 비민주적 방식을 동원했어요."

 그는 2004년 경기동부 정파가 장악한 수원시의 한 지역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지역위원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당원들이 투표를 하는데 부정선거가 벌어졌어요. 투표는 정해진 장소의 투표소에서만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투표함을 들고 다니면서 호의적인 노조의 노조원들을 찾아가 투표를 하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김씨는 "지역구 장악을 위한 부정투표, 당비대납, 위장전입과 같은 일은 상당수 지역위원회에서 수시로 벌어진 일이었다"고 전했다. 그 중심에 경기동부 정파와 같은 NL계열의 당원들이 있었다.

 2001~2005년까지 서울 용산구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ㅎ씨는 2001년~2002년 사이 NL계열의 인천연합 활동가들과 겪었던 일을 소개했다. 진보진영 안에서 유명했던 '서울 용산지구당 장악 사건'이다.

 "2001년 용산구 지역위원회로 한 청년이 자기가 사무국장을 하겠다며 찾아왔습니다. 한총련 집행위원을 했다더군요. 그러면서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인 제게 <3년의 계획, 10년의 전망>에 관한 얘기를 꺼냈어요. 저는 '당신들이 당밖에서 뭘 결의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것을 왜 나한테 말하냐'고 했어요."

 (이는 전국연합이 2001년 9월 대회를 열어 '광범위한 민족민주전선, 정당건설로 자주적 민족정부수립하여 연방통일조국 건설하자'고 결의한 문건을 말한다. '군자산의 약속'·'9월 테제'라고도 불린다. 이 결의 후 전국연합에서 활동한 NL계열 활동가 대부분이 민주노동당에 집단 가입한다.-편집자주)

 이후 ㅎ씨는 황당한 일을 계속 겪게 된다. 용산구 지역위원회에 가입하는 당원들이 급속히 느는데 알고 보니 인천연합 활동가들이었다. 인천에서 용산구로 집단 이주해 온 이들은 얼마 안가 용산구 지역위원회를 장악한다. 이 과정에서 인천연합 활동가들은 당비를 대납하고, 엉터리 주소를 기입하는 편법을 저지르며 당원 수를 늘렸다.

 결국, 기존의 당원들이 중앙당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지부 선거관리위원회는 자체 진상조사 후 당비 대납사실을 확인한 뒤 당기위원회에 제소를 주문했다.

 ㅎ 씨는 "민주노동당은 상명하달 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먼저 지역위원회를 장악해야 중앙당지도부를 장악할 수 있다"며 "(인천연합 활동가들이) 이런 이유로 지역위원회 장악을 시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천연합 활동가들은 용산구 지역위원회를 장악하자마자 다른 지역위원회로 옮겨가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ㅎ씨는 최근 관악을에서 벌어졌던 일을 보고 "여전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정희 대표와 이상규 후보도 경기동부?

세간에선 이정희 대표와 이상규 관악을 야권 단일후보(통합진보당)도 경기동부 출신 아닌지 의심을 보낸다. 그러나 당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둘은 경기동부 정파와 가까운 인물일 수는 있어도 같은 정파로 분류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정희 대표는 서울대에 1987년 입학했고 한 때 서울대 총여학생회를 이끌었다. 총여학생회는 자주파 운동세력들이 주력하던 학생회 기구는 아니었다. 이 대표는 변호사가 된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여성복지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공동 대표를 지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강금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자주파(NL)와 평등파(PD) 어느 정파에도 속하지 않는 통합진보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정희 대표는 2008년 민주노동당 입당하기 전까지 변호사 활동에만 치중했고 2006년 강금실 후보를 공개 지지해 한 때 친노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하며 "'경기동부가 이정희를 새내기 때부터 찍어놓고 키웠다'는 주장은 질 떨어지는 황당한 무협소설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정희 대표를 '경기동부의 꼭두각시'로 보는 것도 부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가 관악을 후보를 포기하는 과정을 예로 들었다. 경기동부 쪽은 후보 사퇴를 만류했지만 이 대표가 사퇴선언 불과 몇 분 전 측근들에게 사퇴결심을 통보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나간 것을 보면 이 대표가 무조건 정파에 휩쓸려 다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정희 대표 최 측근은 29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민주노동당 입당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이 분당사태를 겪은 뒤 2008년 총선 직전 외부 인재 영입을 고민하던 '천영세 비대위'가 회의를 통해 이정희 대표의 입당을 추진했다. 당시 이정희 대표는 변호사 생활을 쉬고 공부를 하려던 차였는데 민주노동당이 큰 위기를 겪는 모습을 보고 입당제안을 받아들였다."

 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경기동부 정파가 아니다. 천 대표는 국민파에 속하는데 국민파는 종북 성향과는 거리를 두는 민족주의 정파(비주사 NL)로 분류된다. (민주노총 3대 계파로는 국민파·중앙파·현장파가 있다.-편집자 주)

이상규 후보도 경기동부연합 출신은 아니다. 이 후보는 서울 구로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는데 그는 1991년 구로 청년회에 가입해 노동자 역사교실 등을 운영했다. 서울연합에 적을 두긴 했지만 직책을 맡지는 않았다. 2002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현재까지 당의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이상규 후보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진중권 교수가 나를 경기동부의 몸통이라고 지적했는데 뭘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관악을 후보를 수락한 배경에 대해 "이정희 대표가 23일 오후 2시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후보를 맡아달라고 해서 수락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경기동부의 전략적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야권단일화에 합의한 뒤 한명숙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 후보가 관여했던 서울연합 정파는 당 내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갖지 못해 대체로 경기동부 정파에 수렴된다는 관측도 있다.

#경기동부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경기동부 정파에 대한 반응은 진보진영 안에서도 엇갈린다. '주사파들은 구제불능' 이란 시각에서부터 '극단적 비난은 삼가야 한다'는 시각까지 다양하다.

 ㅎ씨(전 용산구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부위원장)는 "이들은 한국 사회가 만든 괴물이다. 분단 정국이 바뀌지 않는 한 절대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며 "이들은 진보진영의 미래를 위해 사라지는 게 옳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기동부연합 등 NL 활동가들의 이런 모습을 두고 무조건 이들을 폄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경기동부연합과 관련한 분석 글을 써 화제를 모았던 <딴지일보> 정치부장 박성호(필명 물뚝심송)씨는 "경기동부연합을 비롯한 소위 NL 활동가들을 무슨 사회악처럼 보는 것은 곤란하다. 이들이 당 내에서 다소 문제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엄연히 우리 사회 진보의 성장터를 닦은 중요한 사람들이다. 이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통합진보당 지역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은 없어질 수도 없고, 없어지라고 주장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진보진영 내에서 제대로 된 좌파가 이들의 영향력을 극복해 대안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내 문제를 외부에서 너무 과하게 문제 삼으면 안된다"면서도 "외부에서 더 문제 삼기 전에 (경기동부 정파가) 스스로 비민주적 문화를 정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 교수는 "브라질의 노동자당(룰라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처럼 정파등록제를 실시해 당 활동가들이 정책과 노선을 당원들에게 분명히 밝히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형주 전 민주노동당 경기도지부 위원장은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경기동부를 패권주의 단체처럼 몰고가는 것은 보수세력이 통합진보당을 국민들과 분리시키려는 공작"이라며 현재 보수세력이 제기하는 무차별적 색깔론에 대해선 "진보세력의 교섭단체 진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괴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다 잘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경기동부 논란에 대해) 통합진보당이 기존의 낡은 정치문화를 깨고 한국 사회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꿔나가는 큰 과정의 일부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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