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판사, 박 검사에 직접 청탁전화"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판사(사법연수원 21기)가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29기)에게 2006년 1월 직접 청탁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일 "김 판사가 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친일파 나경원, 이완용 땅 찾아주기 등 친일에 앞장섰다'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김모씨에 대한 고발사건 기록을 조속히 검토해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판사가 박 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청탁한 것은 법관윤리강령 위반에 해당돼 징계사유가 된다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법관윤리강령을 보면 '법관은 타인의 법적 분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선거운동 등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돼있다.
나 전 의원은 "기소청탁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평소 알던 사이도 아니고, 법조 경력이 8년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박 검사는 김 판사의 전화를 '기소청탁'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법조인들은 말했다.
판사가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 담당 검사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홍지욱)는 기소청탁 의혹을 폭로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측에 수사정보를 유출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박 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벌이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박 검사는 선량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한 것"이라며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박 검사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돼야 하고 어떠한 보복조치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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