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잠입 파문] 우리도 외국 가서 털렸다
몇해 전 한 동남아 국가에 파견된 우리 정부 대표단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숙소의 노트북 컴퓨터는 물론 일련번호까지 붙여 관리하던 비밀 서류들을 누군가 뒤진 흔적이 발견됐다. 그 나라 정보기관이 의심됐지만, 공개적으로 항의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우리 정부는 불문에 부치기로 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21일 " 국가정보원의 인도네시아대통령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은 우리도 외국에 나가면 당하는 일"이라며 "자국에 들어온 외국 대표단은 그 나라 정보기관의 제1 타깃이 되는 건 두말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 전직 장관은 " 북한에서 회담을 할 때 대표단에 포함된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내가 묵었던 방에서 3개의 도청기와 1개의 초소형 CC(폐쇄회로)TV 카메라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청기에는 소음을 증폭시키는 장치를 붙이고, CCTV에는 망을 씌워 무력화시켰지만, 북한측에 항의하지 않고 모른 척했다"고 말했다.
미모의 스파이를 이용하는 '허니 트랩(Honey Trap·달콤한 함정)'도 흔하다.
이런 공작 활동에는 우방국과 적대국의 구분도 없다. 한 소식통은 "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우리 정부 대표단을 대상으로 정보 활동을 했다는 정황들이 몇 차례 보고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 2006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1차 협상을 앞두고 정부 협상단 120명을 대상으로 특별 보안 교육을 실시했다. 국정원 요원들이 강사로 나서 미 CIA(중앙정보국)가 개발한 잠자리형 도청 로봇, 11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전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 등의 성능을 소개하면서 보안 의식 강화를 주문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외국에 파견되는 우리 정부 대표단에는 ▲중요한 단어는 은어나 암호를 정해 사용하라▲이메일은 국정원이 제공하는 암호 장치를 갖춘 이메일만 사용하라▲호텔 비즈니스센터에 설치된 복사기는 사용하지 말라▲주요 회의는 도청 방지 설비가 완비된 한국 대사관에서 하라는 보안 수칙이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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