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뒤의 적 잡는 첨단소총? 되레 아군 잡을라!

디지털뉴스팀 손재철기자 입력 2010. 10. 8. 17:03 수정 2010. 10. 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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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뒤에 숨어있는 적도 가격할 수 있다는 첨단 소총이 아군 살상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7일 방위사업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은 "군이 2018년까지 개발양산비 4485억원을 투자해 총 1만5천여 정을 확보하려했던 군의 고성능 소총 'K-11'이 양산 제조 상의 치명적 결함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K-11'은 레이저측정기를 비롯해 열상표적탐지장치, 20mm 공중폭발탄 발사기, 5.56mm 소총탄을 갖춘 유효사거리 460~500m 차기 복합형 소총이다. 첨단 경량화 소재로 제작되는 이 소총은 기존 한국군 소총 'K2'와 'K201'의 장단점을 합친 모습으로 열영상조준경, 거리측정기를 일체화하는 등 크기가 커졌지만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진 국산 명품 무기로 손 꼽힌다. 또 'K-11' 핵심 기술인 공중폭발탄 사격이 가능해 적을 가로막는 방어체 뒤 원하는 조준점에 탄알을 공중 폭발시켜 적을 살상하는 고성능 보병용 무기다.

< ▲ K-11 소총은 주야간 정밀사격이 가능하고 공중폭발 사격을 겸비한 첨단 보병용 소총으로 알려져 왔다. /동영상=유투브 자료 영상 캡처 >

'K-11' 은 지난 2000년 국방과학연구소 주도 하에 S & T대우를 비롯한 풍산, 현대제이콤, 이오시스템, 한화가 공동 개발에 참여했고 지난 2008년 2월 기준 47개 심사 시험평가를 통과, 국산 복합형 소총으로 최종 낙점됐다.

이후 정당 제작비 1600만원에 이르는 'K-11' 은 지난 6월 육군 7사단 등 총 39정이 실제 군 전력화를 위해 배정됐고 곧이어 추가 생산량 1142정 보급 계획도 마련돼 졌다.

하지만 지난 8월 국방기술품질원이 최근 2차 생산물량으로 양산한 208정 중 80정에 대한 부분조사 무결점 테스트 결과 38정이 불량 제조물로 판명됐다. 전체 생산량 중 47.5%가 불량난 셈이다. 일반 가전 제품으로 따져보면 제조라인을 중단해야될 사안이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S & T대우와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08정에 대한 전수(전체 양산제품)조사를 2회에 나눠 실시했고 이 결과 1차 조사량인 160정에서 6.9% 불량률이 나왔고 나머지 49정 중 15정은 모두 불합격 불량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한 방위산업체 선임 연구원은 "올 6월 전에는 S & T대우가 수작업을 거쳐 제조해왔지만 이후 수량 맞추기에 급급해 대량생산체제로 양산방식을 변경해 나타난 결과이다"며 "문제는 수천억을 들여 양산되는 'K-11'소총이 제품 결함으로 자칫하면 아군을 죽이는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전문가는 "'K-11'은 사격이후 후 충격파가 매우크다. 따라서 조립 강도가 아주 높아야만 하는데 사실상 그렇치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고폭탄 발사 후 충격으로 인해 소총 축이 변경될 소지가 있고 5.56mm 소총탄과 20mm 공중폭발탄 탄창을 함께 탄창에 넣으면 두 탄알이 함께 장착돼 고폭탄 발사후 원치않는 5.56mm 소총탄이 발사되는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폭탄 한번 발사하면 소총탄 사격이 안되는 식"이라며 "식품으로 따지면 불량과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러한 'K-11'소총이 알려지자 군사정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양산이 무슨 건담조립이냐", "물새는 군화 만들고 불량탱크(전차) 만들더니만 이젠 보병 죽이는 소총이냐" 등 어이없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잇따랐다.

또 "정밀 소총이라면서 레이저 사거리 측정이 문제라니 어처구니 없다"며 공중폭발탄 사격시 소총탄까지 발사되는 것에 대해 "미친 소총이다"라고 단언했다.

7일 방사청 국감자리에서 김장수 의원은 "방위사업청 국감 자료를 보면 매번 양산 모델에서 불량품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이 정도면 (양산방식을)개선할 것이 아니라 아예 (제조를)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문했고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은 "계속 문제가 발생되면 국산 전력화는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 디지털뉴스팀 손재철기자 son@kha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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