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응사격도 못하는 '무용지물 교전수칙'

양낙규 2010. 8. 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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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9일 발사한 해안포가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이남지역을 넘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3차례 경고방송에도 발사한 해안포에 대응사격조차 하지 못해 교전수칙 실효성과 대응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 발사한 해안포 탄착지점 확인을 위해 대응사격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해안포가 이남지역에 떨어진 것을 최종확인한 시간은 9일 밤 12시정도"라고 밝혔다.

북한은 9일 오후 5시 30분~33분 백령도 NLL인근에 1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이 포탄이 떨어진 지점은 NLL 이남 1~2km지점으로 우리 측 해상이다. 이어 오후 5시 52분~6시 14분 연평도 NLL부근에 100여발 해안포사격을 실시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 경고방송을 3차례 했다. 경고방송은 오후 5시 53분, 6시 04분, 6시 14분이다. 북한은 첫 해안포 발사 후 경고방송을 들었지만 다시 연평도 인근에 해안포를 발사했고 두 번째 경고방송을 듣고도 110여발의 포사격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연평도 쪽을 향해 발사하나 사격은 '일제타격식(TOT)'이다. TOT방식은 해상에 특정지점을 설정하고 그 지점으로 수십에서 수백발의 포를 집중 사격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NLL인근 해상의 기동을 위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우리군은 경고방송 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NLL과 군사분계선(MDL)일대에서 시행되는 우리군의 교전수칙에 맞지 않는 대응방식이다. 군은 NLL과 MDL일대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교전수칙을 정해놓고 있다. 북한이 1발의 사격을 가한다면 우리 측은 3발 이상으로 대응하되 필요할 경우 사격지점까지 격파한다는 것이다.

특히 군은 지난 1월 북한이 NLL북쪽 해상에 300여발의 해안포를 쏘자 "향후 북한의 사격이 NLL이남으로 넘어오면 즉각 대응사격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해안포사격에서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 김경식 작전참모부장(소장)은 10일 브리핑을 통해 "초병의 육안관측과 현지 부대 판단을 종합해 탄착지점의 최종결론을 내기 위해 시간이 소요됐다"며 "교전수칙은 상황에 따라 틀려지며 이번 대응방식을 옳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해안포발사의 추가도발을 하더라도 탄착지점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려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합참에 근무한 한 예비역 장교는 "천안함 사건이후 대북제재일환으로 실시하는 군사적 훈련에도 북한은 망설임없이 포를 사격하는 상황"이라며 "훈련을 아무리해도 실전에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응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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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if@<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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