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물기둥·화염 못봐.. 화약·가스 냄새도 없었다"

최우규 기자 2010. 6. 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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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장병 58명 국방부 진술.. 최문순 의원 첫 공개국과수 "사망자, 익사 추정"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사고 당시 어뢰에 피격됐을 때 나타나는 물기둥·섬광·화염 등을 봤다고 진술한 장병은 1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천안함진상조사특위 소속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국방부가 사고 직후인 3월27일 생존 장병을 대상으로 조사한 진술서를 제출받아 24일 공개했다. 정부나 민·군합동조사단을 통하지 않고 생존 장병의 진술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의원은 "생존 장병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물기둥·섬광·화염은 보지 못했으며, 기름 냄새를 맡았다'는 진술이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국방부)조사는 먼저 '1 대 다수' 방식으로 자필 진술서를 받고, 필요한 부문에 대해서는 '1 대 1' 방식으로 추가적인 진술조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진술서에는 "화약·가스 냄새는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박모 대위는 진술서에 "'꽝'하는 소리와 동시 배가 우현으로 80~90도 기울어졌고, 불빛·섬광·화염·물기둥·연기 등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모 원사는 "'쿵'하는 소리와 함께 정전, 화약·가스 냄새는 없다"고, 홍모 중사는 "취침 중 충격음이나 폭발음은 듣지 못했으나, 섬광·화염·물기둥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전모 이병도 "'땅'과 '쿵'의 중간소리를 내며 철판에 무언가 부딪치는 느낌을 받은 뒤 배가 떠오르는 느낌도 받았다. 연돌에서 기름타는 냄새 외 섬광·화염·연기 등은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지난달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북한에 의한 어뢰 피격'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백령도 초병이 해상에서 봤다는 높이 100m, 폭 20~30m의 하얀 섬광 기둥과 천안함 좌현 견시병(배에서 주변이 잘 보이는 높은 위치에서 눈으로 감시하는 보초병) 얼굴에 물방울이 튄 점을 근거로 들었다. 수중 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최 의원이 공개한 진술서에서 당시 좌현 견시병이던 황모 일병은 "좌견시 임무수행 중 좌측 함미 부근에서 '꽝'하는 소리가 들렸다. 당시 섬광·화염·물기둥·연기·부유물 등을 보지 못했다"며 "그러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백령도 초병인 박모 상병이 3월28일 쓴 자필 진술서 내용도 확보했다. 박 상병은 당시 "오후 9시23분경 초소 4㎞ 지점에서 갑자기 낙뢰치는 것과 비슷한 '쿵'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섬광 불빛이 보였다가 2~3초 후 사라졌다. '전방에 낙뢰 청취'라고 중대 상황실에 인터폰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 상병은 결국 이를 '낙뢰'로 판단한 것이다. 앞서 민·군합동조사단은 박상병이 본 '하얀 섬광 불빛'을 어뢰 공격의 주요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최 의원이 24일 함께 공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시신 검안보고서는 "사망자 40명에 대해 X선 촬영 등의 방법으로 검안한 결과 파편·화상흔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열창 등이 있었다"면서 "종합적으로 외상 또는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황상 익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우규 기자 banc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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