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봤다던 물기둥 "초병 관측" 오락가락

박홍두 기자 2010. 5. 2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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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높이 솟았는데 얼굴에 물 튀는 정도"북한·중국 표기방식 '번'아닌 '호' 주로 사용"

민·군 합동조사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결론내며 조사를 마무리했지만 천안함 침몰 사고에는 끝내 풀리지 않는 의문들도 있다. 새로운 의문들까지 나오면서 조사결과의 신뢰성에 물음표를 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폭발에 의한 물기둥(버블제트 현상)을 목격했는지에 대해서는 군의 입장이 바뀌었다. 군 당국은 사고 초기 "물기둥 현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도 인터뷰에서 물기둥은 보지 못했다고 전한 상태다. 당시 합조단 관계자는 "수중무기가 천안함 최근접 거리에서 폭발한 것을 의미한다"며 "이 경우 물기둥이 수m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형작약을 탑재한 어뢰의 경우 폭발력을 한쪽 방향으로 집중시켜 1차 충격파를 극대화시키지만 1~2초 후에 발생하는 버블제트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에서는 물기둥의 존재를 인정했다.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최종 결론이 된 셈이다. 합조단은 "버블현상의 증거로 사고 당시 천안함 주변에서 거대한 물기둥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백령도 인근 해안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초병이 2~3초간 높이 100m 정도의 하얀 빛 물기둥을 관측했다는 진술내용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다만 처음에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시 백령도 초병 1명의 진술이 뒤늦게 확인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

합조단은 또 하나의 근거로 당시 천안함 갑판 위 좌현 견시병으로 근무하던 병사가 폭발시 충격으로 쓰러져 있다가 깨어난 후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을 내보였다. 견시병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도 당초 군 발표에는 없던 얘기다.

하지만 100m 높이의 물기둥이 병사를 덮쳤을 것이 뻔한데 병사의 얼굴에 물이 튀는 정도뿐이었을지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북한제 중어뢰에 적혀 있는 파란색 글씨 '1번'을 두고도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법을 전공하고 중국대사관에서 10여년 근무한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교수는 "일본식 한자어인 '번(番)'은 북한이나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표기방식이고, 북한은 호(號)를 일반적으로 쓴다"며 "북한제로 지목한 어뢰에 '번'이라는 표기방식을 쓴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7년 전 북한에서 떠내려와 국내에서 수거된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는 '4호'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 19일 "함수와 함미가 분리되는 장면을 담은 열상관측장비(TOD) 동영상을 본 사람이 있다"고 밝힌 뒤 '추가 TOD 동영상'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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