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톤급 천안함, 2000톤급 무장

박성진·김지환 기자 2010. 4. 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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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미에 대함유도미사일 등 과도한 탑재"외부 충격 취약".. '전단파괴' 가능성 제기

1200t급으로 설계된 천안함에 2000t급 무기체계를 탑재한 사실이 사고 원인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5일 "포항급 초계함인 천안함은 당초 2000t급으로 건조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대안을 찾다가 1200t급 함정으로 전력화했다"며 "천안함은 1985년 건조해 2020년까지 취역시킬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천안함은 이후 87년 7월 진수식을 했고 해군은 88년 12월 인수했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포항급 초계함은 84년 이후 10년 사이에 24척을 건조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예산 부족으로 어뢰나 폭뢰, 기뢰의 간접 충격파까지 감안해 설계한 함정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항급이 가격에 비해 효율적인 함정이었지만 과도하게 무장시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은 76㎜ 주포 2문과 40㎜ 부포 4문, 어뢰 6정, 대공·대함·사격통제 레이더, 전자전 장비, 선체고정형 음탐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천안함은 대잠 작전을 주로 하는 군함이면서도 적 함정에 대한 공격 성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함미 부분에 한 발당 무게가 530㎏인 하푼 대함유도미사일 4기도 장착하고 있다.

천안함은 또 99년 연평해전 때 북한 해군의 함포공격으로 기관실 흘수선 위쪽 부분이 부서져 대대적으로 수리했다. 수리한 부분은 이번 폭발사고로 두 동강 난 곳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천안함이 어뢰와 같은 외부 공격뿐 아니라 함정의 자체 문제가 침몰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천안함 함체의 강도가 다른 군함보다 낮아 파괴력이 약한 경어뢰의 공격으로도 침몰했을 개연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열상관측장비(TOD)로 관측된 천안함의 잘린 허리부분의 모습으로 볼 때 '전단파괴'에 의한 침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단파괴는 뱃머리와 꼬리 부분 양쪽에서 힘이 가해져 배 중간 부분에 피로가 누적되다 마치 가위로 자른 것처럼 부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군 당국은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전단파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노인식 충남대 선박해양공학과 교수는 "(전단파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은 공학적으로 봤을 때 낮다"며 "무게의 절대량보다 전단파괴는 무게의 분포가 문제로 (무기체계의) 배치 위치 등을 정확히 확인해야 가능성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예비역 해군 장성은 "천안함이 일반 함정과 달리 파고가 3m가 넘는 악조건에서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경계업무에 주로 투입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고가 보통 3~4m를 넘으면 피항하는 게 기본이지만 천안함과 같은 서해 해상을 지키는 초계함은 NLL 경계를 위해 무리한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성진·김지환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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