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근 국장, 이달 하순 방미 추진
[한겨레] '동북아 협력대회' 참석 계획…비공식 양자대화 가능성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이달 하순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리근 국장이 오는 26~27일 미국에서 열리는 '동북아시아 협력대화'(NEACD)에 참석차 방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 협력대화는 미 캘리포니아대학 '세계분쟁 및 협력연구소'가 6자회담 참가국의 외교·국방 관료와 학자들을 개인 자격으로 초청해 여는 '1.5트랙'(반관 반민) 다자 포럼으로, 이번엔 26~27일 미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이아에서 열린다.
특히 리근 국장은 방미 일정을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로 길게 잡고 있어, 그의 방미가 성사될 경우 비공식 북-미 양자대화를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 간 다각적 비공식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미 국무부는 리근 국장에 대해 아직 비자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에선 허철 외교통상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조 도너번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종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8일(현지시각)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미 국무부 관계자의 이야기로는 중하위 레벨에서 북-미 접촉이 조만간, 한 달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리근 국장의 방미 추진 움직임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전언이다.
동북아 협력대화는 때로 6자회담의 활로를 여는 비공식 협의 창구 구실을 해왔다. 실제,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라 불린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북한의 반발로 6자회담 틀이 흔들리던 2006년 4월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 협력대화 땐 각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모두 도쿄에 모여 관련 협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쪽의 거부로 북-미 양자대화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제훈 기자,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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