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10억명 물부족 고통 .. 세계가 힘 모으자"

2009. 9. 2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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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

지난 20일 서울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대통령 특별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물의 미래'라는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프랑스학술원 회원인 석학 에릭 오르세나가 쓴 이 책은 '20세기가 석유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다. 현재 지구 인구 6명 중 1명은 물이 없고 2명 중 1명은 배수시설이 없다. 물은 대체재가 없어 지금 물을 준비하지 않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이 책을 마지막으로 읽으면서 물 관리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하는 유엔 총회 연설 준비를 마무리했다.

◆ MB의 물 이니셔티브

= 녹색성장으로 국제사회에서 이니셔티브를 쥐었던 이 대통령이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물 관리'로 주도권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이 물 관리에 주목한 것은 물 문제가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한다. 정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절반에 가까운 지역이 물부족 위협을 받고 있으며 물부족 인구는 10억명에 이른다. 또 2030년이면 세계 인구 절반이 물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을 하니까 당초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기온이 섭씨 3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더라고 소개하고 한국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지구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후변화 전략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전략과 현실에 적응하는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물 관리 문제는 변화하는 현실에 적응하는 전략에 해당한다"며 "한국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유엔에서는 물 인프라스트럭처(fresh water infra-structure) 사업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제기구 설립ㆍ물 시장 개척 기대

= 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물 관련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하지는 않았으나 "국제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특화되고 통합된 물 관리 협력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는 발언은 물 관리를 위한 국제기구 설립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독일 실패사례가 있고 일본 프랑스가 물 문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국제기구를 설립하고 유치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국제기구를 한국에 유치할 수 있다면 많은 이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물 관련 국제기구가 25개, 국제단체가 12개에 달하지만 물 문제를 종합적이고 통합적으로 다루는 기구나 단체는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 기금 2억달러 중 절반인 1억달러를 아시아 국가 물 부족 또는 홍수 등 물 문제 ODA(정부개발원조) 사업에 쓰기로 했다.

물에 관한 한 한국이 주도권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4대강 사업을 통해 물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많이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물 관련 시장 개척에 나서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그린리더십 주목

= 이명박 대통령 그린 리더십이 제64차 유엔 총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물 관리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자는 것과 개도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행동을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등록하도록 하자는 두 가지 제안에 각국 정상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제1원탁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국정비전으로 내놓으며 전 세계 '녹색' 흐름을 주도한 공로를 세계가 인정한 상징적 사건이다.

[뉴욕 =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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