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걸어 가시죠!..국방부 목욕탕~청사 150m 관용차로 이동

2008. 7. 1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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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장병 온수는 줄이면서…" 기름 낭비 눈총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근무하는 일부 장성과 고위 간부들이 불과 150여m 거리를 매일 승용차로 이동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16일 아침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내 국방회관 앞.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잇따라 장성들을 태운 뒤 직선거리로 150여m 떨어진 국방부·합참 청사로 향했다. 국방부에서 매일 아침 벌어지는 장면이다. 승용차를 탄 사람들은 국방회관 내 '장군 목욕탕'을 이용한 뒤 국방부·합참 청사로 출근하는 현역 장성과 고위 간부들이다.

공공기관 승용차 홀짝제 시행 첫날인 지난 15일도 마찬가지였다. 국방회관 목욕탕이 문을 연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40분까지 13대의 승용차가 장군과 국방부·합참 고위 간부들을 태우고 인도로는 150여m, 차도로는 250여m 거리인 청사로 향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500여m 떨어진 구청사로 떠났다.

일부 운전병들은 10~20분씩 에어컨을 켜 놓은 채 장군이 목욕을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운전병들끼리 차를 대기시키는 과정에서 상관이 잘 보이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장군들은 홀수날에는 홀수번호의 일반 승용차를, 짝수날에는 짝수번호의 관용차를 이용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지난 14일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날은 총 16대의 승용차가 목욕을 마친 장군들을 태웠다.

군은 유류 부족으로 장병들의 온수 목욕탕 이용 횟수를 주 1회로 제한하고 있다. 육군은 훈련 때 전차 등 기동장비를 3분의 1만 동원하고, 해군은 함정을 동원한 교육훈련 횟수를 27% 줄이도록 했다. 공군은 조종사 1인당 연간 비행훈련 시간을 현재의 134시간에서 2시간 축소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유류 절약 차원에서 근무지원단 소속 차량의 공회전을 금지하고 탑승자 승차 전 에어컨 가동을 못하게 규정해 놓고 있다. 또 정부의 공공기관 홀짝제 시행에 앞서 이미 지난 8일부터 국방부의 모든 관용차량과 개인차량의 홀짝제 운행을 실시하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초고유가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선택이 아닌 생존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을 추진하라"며 "특히 간부들이 위기상황임을 인식하고 에너지 절약에 솔선수범하라"고 주문했다.

<박성진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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