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시, 회담 성적 90점 줄것"

2008. 4. 20. 17: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이모저모北核등 李대통령 발언때마다 부시 "GOOD" 연발예정보다 긴 1시간반 동안 카트타고 휴양지 관광부시 전통활 '각궁' 선물받고 MB 적힌 점퍼 전달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하룻밤을 묵고 정상회담까지 한 이명박 대통령. 그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환대는 남달랐다. 두 사람의 발언에는 시종일관 만족감이 묻어났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상회담에 몇 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나는 매길 수 없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0점 이상 매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흡족해 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발언 때마다 "앱솔루틀리, 댓츠 라이트(Absolutely, that´s right, 물론이다, 좋다)"를 연발했다.

◇이 대통령 카트 손수 운전=양 정상은 캠프데이비드에서의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골프 카트 운전을 양보하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카트 운전을 넘긴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He is afraid of my driving(이 대통령이 내 운전실력을 못 믿는다)"이라는 농담을 건넸고 이 대통령은 "He is guest(부시 대통령이 손님)"라고 응수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이 대통령 숙소까지 2분 정도만 동승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1시간 반 동안 휴양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안내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 외신 기자는 "다른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방문국 수반이 카트 운전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 대통령의 유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였다"고 촌평했다.

화기애애함은 식사 때도 확인됐다. 양 정상 내외는 쇠고기와 생선을 섞은 메인 메뉴로 만찬을 했다. 모든 메뉴는 로라 여사가 직접 고르고 좌석배치, 테이블보까지 챙겼다고. 만찬에서는 선물교환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고려시대 전통 활인 각궁(角弓)을 선물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답례로 이 대통령의 이름 영문 이니셜 'M.B.LEE'가 적힌 가죽 점퍼와 텍사스산 가죽 가방을 건넸다. 김 여사와 로라 여사는 각각 백자 커피잔 세트와 텍사스산 꽃무늬 찻잔세트를 선물로 교환했다.

19일에는 정상회담 이후의 오찬은 옥외에서 뷔페로 했는데 캠프데이비드와 같이 기상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 4월에 옥외 식사는 큰 축복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부시, "앱솔루틀리, 굿" 연발=민감한 주제였던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계속 긍정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이 "6자회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진행시킬 것"이라고 밝히자 부시 대통령은 "댓츠 굿(That"s good, 좋다)"이라고 답했으며 "도하 협상과 범지구적 문제에 선진국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에는 "앱솔루틀리(absolutely, 물론이다)" "댓츠 라이트(That's right, 좋다)"를 연발했다. "미국 내 보호주의 확산을 신경 써야 할 것"이라는 당부에도 부시 대통령은 "앱솔루틀리"를 반복했다.

◇"이 대통령은 불도저"=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서로에게 눈짓을 보내며 다정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별명이 불도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고 말하자 큰 소리로 웃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아름다운 캠프에 초청받아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올 것을 그랬다"면서 거듭 감사를 전했고, 부시 대통령도 "이번 회담은 양국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화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전날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한 듯 "어제 만찬에서는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이 대통령과) 함께 먹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