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순검' 용어 바꿔" 권고에 예비역들 뿔났다

오종택 2012. 1. 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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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국방부가 해병대 '순검'을 육군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용어로 바꿀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병대 예비역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3일 국방부와 해병대에 따르면 국방부 특별검열단은 지난해 11월 중순께 해병대에 순검을 포함한 해병대 병영 용어를 바꿀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하달했다.

특검단이 권고한 용어는 점호를 뜻하는 '순검', 취사병과 식당을 지칭하는 '주계병'과 '주계', 일조점호와 야근을 나타내는 '일조점호'와 '야근', 관물대와 생활관을 말하는 '체스트'와 '격실' 등 7가지다.

국방부는 해병대 용어를 육군 부대 등에서 쓰는 일반적인 용어로 바꿔 사용할 것을 권고했으며, 현재 해병대는 국방부 권고 내용을 검토 중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해병대 2사단 총기사건을 계기로 병영 내 악·폐습 척결을 위해 진행된 특검 결과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수립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순검은 해병대의 오랜 전통 중 하나로 빨간 명찰과 팔각모, '세무워커'와 함께 해병대의 상징으로 통한다.

'산천초목이 벌벌 떤다는 순검'으로 불리는 야간점호는 해병대 예비역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이다. 순검은 조선시대 때 사용되던 것으로 '순찰하며 점검한다'는 뜻이다.

해병대는 2006년 순검이 병사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국방부 지적에 따라 폐지하고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확인형 점호를 실시했다가 해병대 예비역들의 반발로 폐지 방침을 번복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이러한 국방부 권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병대 관련 카페와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해병대 예비역들의 항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예비역은 "해병대 순검은 60여년 동안 해병대에서 사용해오던 전통"이라며 "일석점호라는 생소한 문화를 해병대에게 명령하는것은 탁상행정으로 해병대 예비역들은 절대 순검폐지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역도 "해병대 순검 논란이 일었던 2006년 이후 또 다시 거론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순검은 타군과 다르게 해병의 긍지를 느끼면서 살아가는 이유중 하나"라고 폐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순검 자체를 없애라는 뜻이 아니라 일반적인 병영생활 용어로 바꿀 것을 권고한 것"이라면서 "해병대가 조직 특성을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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