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 표기 원상회복 3국의 득실은

2008. 8. 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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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못뽑은 한-한미와 신뢰회복 불구 각종 현안 대가 부담병주고 약준 미-미영향력은 확인… '이중 행보'엔 불신 우려쟁점화 먹힌 일-일분쟁지 각인… 납치자 문제등 공조 빨간불

7월 31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원상회복 결단으로 미 지명위원회(BGN) 독도 영유권 표기 변경 파문이 1주일 만에 일단락됐다. 한국 정부는 "한국 외교의 승리"라며 환호작약하는 분위기다. 과연 그렇게 긍정적 평가로 일관할 수 있는 걸까. 이번 독도 '주권 미지정 지역' 표기 원상 회복 과정에서 한국 미국 일본이 받아 든 계산서는 어떤 내용일까.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미 동맹 복원과 신뢰 회복의 결과"(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라며 고무될 만 했다. 그 동안 현안에서 연달아 죽을 쑤면서 국민적 분노에 직면해 있던 외교 안보 라인은 처음으로 개가를 올렸고, 청와대는 수세에 몰렸던 정국을 반전시킬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독도를 비롯한 영토 문제 전반과 관련된 정부 대응 시스템을 확립하는 계기도 됐다. 총리실 외교통상부 내에 대책팀이 생겼고, 떳떳하게 국회에 예산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실상 본전치기도 안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사태는 원래 한국령이었던 독도를 미국 정부가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했다가 제자리로 돌려 놓은 것이다. 미국 '선심외교'의 결과일 뿐이지 정부가 그렇게 자기 자랑만 할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게다가 미국은 '독도'가 아닌 '리앙쿠르암'이란 표기를 계속 쓰기로 했다. 국제사회가 독도를 영토 분쟁지역으로 인식하는 것도 부담이다. 여기에 늑장 대응 논란 역시 정부의 공신력을 생각하면 씻을 수 없는 상처다. 정부가 쇠고기 파동에 이어 또 미국에 신세를 진 셈이 돼 향후 한미 간 현안 협의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어렵게 됐다는 점은 더 큰 부담이다.

미국은 별 품 들이지 않고 한국과 일본에 생색을 냈다. '지리 전문가의 변경 조치-부시 대통령의 원상 회복 조치'라는 수순으로 한국 정부를 들었다 놨다는 점에서 영향력을 확인했고, 일본의 집요한 로비도 한편으로 들어주는 등 양수겸장 효과를 누렸다.

5, 6일 방한하는 부시 대통령 입장에서 이미 한국에 큰 선물을 준 만큼 그 대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달 시작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이라크 파병 재연장, 아프가니스탄 경찰 병력 파견 같은 현안에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및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전면 동참 등 더 큰 요구를 할 자락도 깐 셈이다.

물론 '믿었던 미국에게 한때 배신을 당했다' '미국도 중립일 뿐 꼭 한국 편은 아니다'는 인식을 한국 국민들에게 남긴 것은 한미동맹 강화에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국제사회에 독도를 '뭔가 논란이 있는 지역'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던 한ㆍ미ㆍ일 3각 공조가 학습지도요령해설서 독도 영유권 명기에 이어 이번 BGN 표기 변경 사태로 균열이 생겼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일 관계가 장기간 삐걱거릴 경우 일본인 납치자 문제, 북일 국교 정상화 등 현안 해결에서 공조가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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