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이 왜 식사 거르나 했더니..

안호균 2011. 4. 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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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군이 민간 업체에 식자재 납품을 맡긴 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당초 계약조건과 다른 부실한 원재료가 납품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만 포함돼야 할 햄버거 패티에 저가의 닭고기가 섞이는가 하면 담배꽁초, 철수세미, 플라스틱 못 등 각종 이물질이 식자재에 들어가기도 했다.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군 후생복지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2009년 5월과 지난해 8월 강원도의 A사와 햄버거 패티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상 재료 투입 비율은 쇠고기 57%, 돼지고기 24%, 빵가루 4.3% 등이었다.

하지만 A사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6차례 재료를 납품하면서 쇠고기 23%, 돼지고기 25%, 빵가루 13%로 투입 비율을 바꿔 39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얻었다.

감사원은 생산 감독을 소홀히 한 육군 상사와 중사를 징계토록 군 당국에 요청하는 한편 방위사업청장에게 A사의 군 식자재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라고 요구했다.

또 B부대는 쇠고기 공급자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해 계약상 납품 비율보다 낮은 등급의 소고기를 많이 납품받았으며, C 부대는 구매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낮은 품질의 돼기고기를 공급받기도 했다.

업체가 군부대에 납품하는 두부 제조시 국산이 확인되지 않은 콩을 사용한 사례와, 군 부대에서 담배꽁초, 곰팡이, 개구리 등 이물질이 포함된 식자재를 확인하고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통보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조리병에 대한 관리도 부실했다. 육군 조리병 중 22%만이 조리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었지만 교육 기간은 11일로 너무 짧아 군 급식의 품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입한 예산에 비해 군 급식 수준이 낮은 것도 이처럼 군 당국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009년 12월 현재 장병 1인당 일 급식단가는 5650원이었고 민간가구의 일평균 식료품비 지출액인 6420이었다.

하지만 군납품은 민간 판매분에 비해 가격이 낮고 대량 구매에 따른 할인효과도 발생하기 때문에 군 급식단가는 민간가구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감사원이 2010년 8월 병사 3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월 5회 이상 부대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18%에 달했고, 군 급식의 품질이 '보통 이하'라고 대답한 장병은 66%나 됐다.

또 급식에서 연간 1회 이상 이물질을 발견한 병사가 66%에 달하는 등 군에 납품되는 급식재료의 위생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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