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대사, "FTA, 한국을 미국에 묶어둘 도구"

김지환 기자 2011. 9. 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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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 대사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의 다음 세대를 위해 한국을 미국에 묶어놓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로 분석한 것으로 2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문서에서 드러났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는 2009년 9월24일 방한을 닷새 앞둔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에게 보낸 극비 문서에서 "한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한국을 미국에 묶어두는 상징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유무역으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 이외에 정치적인 효과에도 주목했다.

그는 또 "한국의 유럽연합(EU),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무역 파트너들과 FTA를 체결해 이익을 누리는 동안 미국이 그러지 못한다면,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한·미 FTA 발효를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지난해 말 진행된 한·미 FTA 재협상 당시 한국 정부가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를 하는 대가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지 못한 것은 협상 전략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또 "(한·미 FTA 비준을 위한) 국회 본회의 투표 일정이 (한국에서) 잡히지 않았지만, 일단 워싱턴에서 어떤 움직임의 기미가 있으면 한·미 FTA는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래는 해당 외교문서에서 한·미 FTA와 관련된 내용 전체를 번역한 것이다.

한·미 FTA는 다음 세대에도 한국을 미국과의 관계에 단단히 붙들어 매어두기 위한 우리 노력의 중요한 요소이다. 한·미 FTA는 실질적인 무역 이익뿐만 아니라 그 심리적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것은 미국이 동북 아시아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의 상징이 될 것이며, 중국의 영향력이 점증하는 시기에 한국을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에 묶어두는 상징의 역할도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FTA 비준을 위한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4월 G20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FTA를 진전시킬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것은 서울(한국)의 우려를 부분적으로 가라앉혀 주었으며 이명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국회를 통해 FTA 비준을 압박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었다. 국회 본회의 투표 일정이 잡히진 않았으나 워싱턴에서 어떤 움직임의 기미가 있으면 FTA는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8월까지 이해 당사자의 견해를 구하는 미 공보부 공고에 대한 응답으로 500건이 넘는 코멘트(이 중 250건 이상은 기업들로부터의 응답이었다)를 받았다. USTR은 이해당사자들의 염려·관심사의 정확한 성격을 이해하고 이것들을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한 권고안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각각의 코멘트들을 검토 중에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비준을 기다리는 한편, 인도, EU, 호주, 뉴질랜드 등 광범위한 나라들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만일 한국의 다른 무역 파트너들이 FTA를 체결하여 그 이익을 누리는 동안 우리(미국)이 그러지 못한다면,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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