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들이 제기하는 의문점들

2010. 3. 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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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지점.원인, 함정 상태 등 따져(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 서해안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된 지 사흘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침몰원인 등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가족들은 침몰지점과 사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한 해군의 해명에 대해 잇따라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천안함이 낡아 잦은 수리를 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침몰 지점은 어디 = 실종자 가족들이 가장 많은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은 천안함의 정확한 침몰 지점이다.

당초 해군이 밝힌 침몰 지점은 백령도 서남쪽 1마일 부근 해상으로, 실종자 가족들은 "그처럼 얕은 수역에는 원래 접근이 안 되는 곳"이라면서 해군의 설명을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해양 관련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한 실종자 가족은 "해군이 밝힌 침몰 지점은 해도상에서 수심이 6∼7m로 초계함은 접근이 아예 불가능한 지점"이라고 지적하며 "더구나 사고 당시에는 수심이 더 낮아 이 곳에서 침몰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선수 부분이 발견된 지점이 침몰 지점에서 4마일 가량 떨어진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암초가 많은 해역으로 알려지면서 가족들은 "암초가 많은 지역에서 작전을 잘못 수행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민모씨는 "실종자 대부분이 탑승하고 있는 선미를 사흘째 발견조차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침몰지점을 고의로 숨기는 것 아니냐"고까지 했다.

이와 관련 28일 오전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천안함 침몰 인근해역을 찾은 해군본부 엄모 정책실장(준장)이 "침몰지점을 모르겠다. 천안함 함미가 사고현장에서 하루만에 4마일이나 이동하는 것 어렵다고 본다"며 해군이 밝힌 침몰지점에 대해 같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폭발 후 순식간 침몰? = 가족들은 또 폭발로 배가 두 동강이 난 뒤 순식간에 배가 침몰됐다는 해군의 설명에 대해서도 "이해가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선박업계에서 20년 이상 일했다는 한 실종자 가족은 "1천200t 대형 선박이 순식간에 가라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을 하니까 가족들의 의문만 커지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가족은 "순식간에 배 후미가 가라앉아 찾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큰 배가 수심도 깊지 않은 지점에서 순식간에 가라앉았다는 얘기를 믿어야 하느냐"고 가세했다.

앞서 27일에는 사고에서 생존한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이 "폭발 후 1초 안에 배가 두 동강 나면서 직각으로 기울었고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함장실에서 나와 보니 이미 후미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고 사고 당시를 설명하자 가족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격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천안함 잦은 수리? = 또 가족들은 "천안함이 낡아 수리가 잦았다"며 1989년 취역한 천안함의 노후화가 사고원인이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실종 정범구 상병의 부모는 "아들이 한번 배타면 10∼15일 후 복귀하는데 수리를 위해 들어온다고 하더라. 배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또 한 가족은 "사고 전에도 3차례 바닥에 물이 스며들어 수리를 했다고 들었다"고 했고 한 실종 장교의 부인은 "남편이 작전에 나갈 때마다 천안함이 줄줄 샌다며 내리고 싶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 뿐 아니라 천안함 전역자들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1996년부터 1998년까지 천안함에 승조해 군 복무생활을 한 박모(35)씨는 "연평1해전에 참전한 천안함 후미가 피격으로 크게 파손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고 한 전역자는 "수리가 잦은 배로 항상 사고위험에 불안했다"는 글을 해군 카페에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해군은 "천안함은 출항 전 선체나 장비 어느 것에도 이상이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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