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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본질 ‘균형발전’ 어디 갔나

정부 ‘자족기능’ 초점 … 당초 취지 무색
“가장 큰 문제는 국민합의 뒤집는 것”

경향신문 | 김광호·강병한기자 | 입력 2009.11.06 00:07 | 수정 2009.11.06 09:37

 




정부가 세종시 계획 수정을 공식화하면서 근본 정신인 '국가 균형발전' 원칙이 사라지고 있다. 당초 세종시 건설의 목표인 국가기능 분산 대신 해당 지역의 '자족기능 보강'에만 초점을 맞추면서다.

이에 따라 충청권의 중추기능(행정) 도시 건설에 따른 주변 영·호남권의 인구·생산력 증가와 수도권 과밀화 해소 등의 파급효과는 상각되고 있다.

진땀 난 '세종시 수정' 정운찬 총리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는 동안 땀을 닦고 있다. < 우철훈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수정 구상을 보고받고, 그 기준으로 △국가경쟁력 △통일 이후 국가미래 △해당 지역 발전의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당초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포괄한 '국가 균형발전' 원칙은 충남 연기·공주 지역에 대한 '지역발전'으로 축소된 것이다.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인구 50만명의 신도시 건설 외에 다른 효과나 의미는 없는 상황이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세종시 건설에서 자족도시 하나를 만드는 것은 전혀 고려가 안 됐다. 국가 균형발전을 실현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수정안은 목표도 수단도 없는 것이고, 이대로라면 수도권 불균형과 문제점은 그대로 남는, 대체를 위한 대체 신도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균형발전 차원의 세종시 건설은 인구·돈·자원의 수도권 편중 해소가 가장 큰 배경이다. 이는 지방의 희생은 물론 수도권도 과밀로 인한 비효율로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1960년대부터 시작돼 71년 대통령 선거에서 나온 김대중 후보의 '수도 이전' 공약, 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임시행정수도 건설 계획 등으로 변화해 왔다. 김안제 전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장은 2004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해 100개 이상의 정책을 펴왔지만, 집중은 오히려 심화됐다. 그래서 국토를 균형 개발하고 서울도 살리는 방안으로 정부가 극약처방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세종시 건설 계획이 세워졌을 때보다 수도권 집중과 과밀화는 심화되어 왔다. 서울·수도권 인구는 2004년 2352만8000여명(전국 대비 48.0%)에서 2008년 2474만6000여명(49.1%)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서울·수도권의 인구밀도도 전국 평균(㎢당 487명)의 4배가 넘는 2035명으로 과밀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의 도로교통혼잡비용, 미세먼지 농도, 주택매매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삶의 지표도 악화됐다.

성신여대 권용우 교수(지리학)는 "독일 본과 베를린을 보면 비효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합의 결과를 중시했다. 행정 비효율 문제는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효과에 비하면 작은 부분이고, 지난 8년간 그런 국민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계획을 무산시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김광호·강병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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