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이버사령관, 대선 때 매일 2회 '정치댓글 작전회의'
연제욱(소장)·옥도경(준장) 전 국군사이버사령관이 지난 대선 당시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 공식 회의석상에서 심리전단의 정치댓글 작전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또 대선을 석 달 앞두고 댓글 대응작전팀이 대폭 강화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군인의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한 심리전단의 댓글공작이 정식 보고 계선을 밟아 이뤄진 점에서 두 전 사령관만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하고 그 윗선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린 군 검찰 수사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도 커지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연 전 사령관은 2011년 11월부터 1년간 매일 오후 5시 본인 집무실에서 심리전단장 이모씨 등이 만든 특정 정치인, 정치현안 관련 기사가 첨부된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초안을 검토했다. 그는 보고서를 자필로 수정하거나 포스트잇 등 메모지를 붙이는 방식으로 수정사항을 지시했다.
또 연 전 사령관은 이튿날 오전 6시 심리전단 상황실에서 열리는 상황회의에도 참석했다. 그는 야간에 종합된 댓글 수치가 포함된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최종본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연 전 사령관은 전날 수행한 작전에 대한 승인은 물론 작전간 유의사항까지 당부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후임인 옥 전 사령관도 똑같은 방식으로 댓글작업을 지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검찰이 지난 4일 연·옥 두 전 사령관을 기소하면서 당초 지난 7월 입건 당시 '정치관여 특수방조' 혐의보다 수위가 높은 '정치관여'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또 공소장에 따르면 심리전단은 대선 3개월 전인 2012년 9월부터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작성을 전담하는 팀을 운영하면서 매일 오후 3시쯤 보고서 초안 작성을 위한 회의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정치댓글' 관련 대응 결과보고서가 2년간 체계적으로 작성된 점에서 연·옥 두 전 사령관을 넘어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윗선으로 전달되거나 보고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전직 사이버사 고위 간부는 "매일 오전 7시 A4용지 2~3장 분량의 상황보고를 국방부 장관을 경유해 청와대에 했다"고 증언 (경향신문 2013년 11월20일자 1·8면 보도) 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4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만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하고 김 실장 등에 대해서는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댓글공작 '윗선'에 대한 전면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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