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경애' 아닌 농담 대상되는데 공포"
영국서 활동 독립영화 감독, INYT 기고문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을 희화화한 미국 코미디 영화가 북한 주민의 존경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립영화 감독 폴 피셔는 4일(현지시간)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에 '북한의 할리우드 공포'란 기고문을 싣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을 암살하는 내용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예고편이 미국에서 공개되자 이를 강하게 비난하고 영화가 상영되면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피셔는 "핵을 보유한 체제의 정상이 코미디 영화에 격분하는 것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영화는 북한 정치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간 영화광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물론 김일성 주석 역시 북한 체제 선전을 위해 영화를 전폭 지원했고, 또 직접 제작에 관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를 통해 북한주민에게 '북한인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며, 서구 제국주의에 마지막으로 맞서는 이들'이란 세계관을 심기 위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이런 환상을 이어가야 하는 김정은은 '인터뷰'와 같은 영화가 북한이 우습고 의미 없는 곳이라는 인식을 퍼뜨리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셔는 특히 북한이 지난해 개봉한, 북한 특공대가 백악관을 공격하는 액션영화엔 반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이 못 견디는 것은 바로 지도자를 농담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코미디 영화의 북한 개봉은 어렵겠지만, 갈수록 많은 중국산 불법 DVD가 장마당에 유입되고 있으며 북한의 젊은 엘리트들은 일본에서 서구문물을 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국 장벽이 걷히고 북한 주민들이 김씨 일가가 '위대한', '친애하는' 지도자가 아닌 끔찍한 범죄자이자 웃기는 이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피셔는 현재 북한에 납치됐다가 탈출한 최은희-고(故)신상옥 감독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김정일 프로덕션'이란 책을 쓰고 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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