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초대형 항모 단돈 10원에 해체

2014. 5. 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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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군사력 상징 '사라토가호' 역사 속으로

미 군사력 상징 '사라토가호' 역사 속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쿠바 위기, 베트남전, 걸프전 등 굵직굵직한 현대사의 순간마다 미국 군사력을 상징해온 항공모함 사라토가호가 우리 돈으로 단돈 10원에 해체된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해군 당국자의 말을 빌려 만재배수량 7만 8천200t인 포레스탈급 항모 사라토가(CV-60)의 해체 비용을 단돈 1센트(10.26원)로 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계약을 폐선 처리 전문업체 ESCO 마린 사와 체결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56년에 취역해 1994년 퇴역한 사라토가호는 길이 324m, 폭 76.3m의 비행갑판, 시속 35노트(70㎞), 탑재 함재기 70∼90대, 탑승 승무원 5천500명의 대형 항모다.

ESCO 마린 측은 동부 로드 아일랜드 주 뉴포트 군항에 정박 중인 이 함정을 남부 텍사스 주 브라운스빌로 옮겨 해체할 예정이다. '헐값'에 사들인 이 함정에서 나온 고철을 판매해 관련 비용을 충당한다는 게 회사 측의 복안이다.

사라토가는 지난해 10월 같은 값에 매각된 포레스탈호(1954년 취역, 1993년 퇴역)에 이어 두 번째로 해체되는 포레스탈급 항모로 기록되게 됐다.

이 함정은 중동과 인연이 깊다. 베트남전 이후 한동안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이 배가 다시 유명해진 것은 1986년 이탈리아 여객선 아킬레 라우로호 납치 사건.

당시 지중해를 항해 중이던 이 여객선이 4명의 팔레스타인 테러범들에게 납치돼 유대계 미국인 탑승객이 살해되자 지중해 해역을 담당하는 6함대 소속 사라토가호는 긴급 출동했다.

사건 중재에 나선 이집트 정부는 테러범들의 신병을 넘겨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대신, 테러범들을 여객기에 탑승시켜 이들에게 최종 목적지인 튀니지행을 허용했다.

이에 발끈한 미국은 사라토가에서 발진한 F-14 톰캣 전투기를 이용해 여객기를 '공중 납치'해 이탈리아의 시고넬라 미군기지로 강제 착륙시켜 테러범 체포를 시도했다.

당시 여객기 내에는 테러범들의 호송 임무를 맡은 이집트군 최정예 특수부대 777부대원들도 타고 있었다. 대통령의 특명으로 현장에서 테러범 제압을 기도하던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해군 특수전연구개발단(데브그루) 요원들과 777부대원 사이에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까지 발전됐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테러범들의 신병은 이탈리아로 넘겨졌으며, 데브그루 요원들은 결국 빈손으로 현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범 격인 아부 아바스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3년 4월 수도 바그다드 외곽에서 JSOC에 체포되는 운명을 맞았다.

사라토가는 또 '사막의 폭풍 작전'(Desert Storm)으로 잘 알려진 1991년의 걸프전에서도 홍해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사라토가는 취항 직후 독일 화물선과 충돌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사고를 겪었다.

특히 1987년 9월에는 사라토가에서 발진한 톰캣기가 오인해 발사한 공대공 미사일로 미 공군 소속 RF-4C 정찰기가 격추됐으며, 걸프전 직전에는 이스라엘 하이파 근해에서 승무원들을 태운 운반선 사고로 21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미 해군은 애초 사라토가호를 해상 군사 박물관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실현하지 못한 채 '고철 덩어리'로 남겨두었다. 미 해군은 또 다른 항모 콘스텔레이션호의 해체도 준비 중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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