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군 "우리도 무인기 있다" 기밀 정찰 훈련 공개

국방부공동취재단·황경상 기자 2014. 4. 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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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기 '송골매', 성능·영상정보 수집 능력 밝혀
군 "북 무인기, 15∼20km 떨어진 이북에서 보내"

군 당국이 북한제 추정 소형 무인항공기의 침투로 뭇매를 맞자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 무인기 2종과 대북정보 수집 능력을 언론에 공개했다. 평소 기밀로 취급되는 정찰 장비들의 실물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운용 모습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북한 무인기의 조악한 수준과 대비시키려다 밑천까지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군은 8일 오전 11시 충북 청주 미호천 둔치에서 최신 정찰용 무인기 '리모아이-006'을 공개했다. 길이 1.72m, 날개폭 2.72m, 무게 6.5㎏으로 현재 해병대에 실전배치돼 사용되고 있다. 이 기종을 개량한 '리모아이-002B'는 내년부터 육군에 공급돼 대대급에서 적 진지를 정찰하는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육군 무인기 비행 훈련

8일 오전 경기도의 한 공중정찰부대에서 한국형 육군 무인정찰기 '송골매'가 정찰 훈련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군은 송골매 비행훈련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시연에서 리모아이-006 무인기는 새총처럼 탄성이 있는 로프에 연결해 10~20m 정도 당긴 후 손에서 놓는 '번지 이륙'으로 쏘아 올려졌다. 150m 상공에서 실시간으로 지상에 영상을 보냈다. 지상에서는 화면상 지도를 터치해 무인기를 이동시켰다. 주간에는 10배 줌이 가능한 13만화소 카메라를, 야간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쓴다. 엔진은 전기모터이며 최고 시속 75㎞, 최고 고도 3㎞에 최대 2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같은 시각 군은 경기 양주의 한 부대에서 군단급 무인정찰기 '송골매' 훈련 모습도 공개했다. 길이 4.8m, 날개폭 6.4m의 송골매는 최고 시속 150㎞, 최고 고도 4㎞에 작전반경이 80㎞이고 4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지상 군용트럭 안에 설치된 통제시설에서는 이륙한 송골매를 조이스틱으로 조종했고 실시간으로 영상을 받아 봤다. 주간에는 군사분계선(휴전선) 이북 20㎞, 야간에는 10㎞까지 촬영할 수 있다. 무인기를 운용 중인 수도군단 정보대대는 2005년 이후 모두 620차례, 1146시간의 정찰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날 대북정보 수집 능력도 공개했다. 금강, RF-16 정찰기는 우리 영공에서도 남포~함흥선까지 영상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백두 정찰기는 북한 전역에서 오가는 특정 주파수의 무전통신을 들을 수 있다. 국방부는 "전천후 실시간 영상 수집이 가능하며 적 군사장비의 세부 종류까지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정찰 정보를 세세히 공개한 데 대해 "국민의 안보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북한 무인기의 허술한 수준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기밀로 분류되는 운용 지역과 영상정보 수준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무인기는 군사분계선 이북 15~20㎞ 지역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변인은 "위성항법장치(GPS) 좌표 분석이 끝나면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은 정찰용 무인기 '방현-Ⅰ·Ⅱ' 300여대 등 4종에 걸쳐 모두 320여대의 무인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국방부공동취재단·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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