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첫 외국 정상 초청, 우간다 무세베니 대통령 오늘 방한

구정은 기자 2013. 5. 2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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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개발 모델' 예찬 우간다의 독재자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68)은 지난 22일 수도 캄팔라 부근 르와키투카의 사저에서 중국 기업가들을 만나 수력발전소와 댐 건설 협약을 논의했다. 우간다는 중동부 아프리카의 소국으로, 별다른 자원 없이 경제발전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무세베니가 요즘 기대고 있는 것은 중국 등 아시아 자본이다. 무세베니는 29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무세베니가 중국 기업가들을 만나기 이틀 전 우간다 최대 독립언론인 데일리모니터 사무실을 경찰이 급습했다. 무세베니가 아들 무후지 카이네루가바(39)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한다는 군 장성의 편지를 이 신문이 공개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신문사의 전력을 끊고 웹사이트 운영도 중단시켰다. 이 신문사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도 송출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편지는 한때 무세베니의 오른팔로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데이비드 세주사 장군이 작성했다. 영국으로 도피한 세주사가 27일 런던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면서 이 문제가 세상에 알려졌다.

▲ 자원 없는 아프리카 소국… 경제난에 아시아 투자 기대권력세습설 폭로 언론 탄압… 국제사회서 부정적 시선

무세베니는 1970년대 이디 아민 독재정권과 싸웠고, 1979년 이디 아민이 축출된 뒤 임시정부를 이끌었다. 1985년 대통령이 된 이래 30년 가까이 집권해 아프리카의 '빅맨(권력자)'으로 불린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상대적으로 국가의 안정을 유지해오며 에이즈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인플레를 잡고 재정수지를 맞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방으로부터 '아프리카 지도자의 새 세대'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한국의 박정희 정권과 같은 개발모델을 선호한다고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독립 50주년 기념연설에서도 "한국의 박정희 장군은 삼성, 대우, 현대 같은 민간기업들을 키웠다"고 예찬했다. 집권 전 군사쿠데타를 시도했다는 점, 공산주의에서 권위주의적 개발노선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 등은 박 전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무세베니의 '박정희 따라하기'는 경제성과보다는 집권 연장에 치중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집권 10년이 넘은 1996년에야 실시한 첫 대선에서 무세베니는 안정과 경제개발을 내세워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2001년 대선에서는 부정선거 논란이 극심했다. 사실상 이때 3선한 셈이지만, 무세베니는 헌법이 개정됐다는 이유로 '새 헌법하의 2기 집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5년 다시 개헌해 대통령 임기제한을 없앴고, 이듬해 공식 3선에 성공했다.

무세베니가 종신집권을 시도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은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한 미국 외교관은 "무가베(짐바브웨의 독재자)가 한 명 더 생기는 듯하다"고 비판했고, 노르웨이는 원조를 중단했다. 반정부 시위를 짓밟은 무세베니는 2011년 대선에서 극심한 부정 끝에 재집권했다. 최근에는 물가상승률이 30%에 이르는 등 경제 성과마저 흔들리고 있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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